[이슈크래커] 러시아산 명태가격이 뛰고 있다?...팩트체크 해보니

입력 2022-03-07 14:50수정 2022-03-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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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명태 : 대구목 대구과에 속하는 한류성 바닷물고기.

수온이 1~10℃인 찬 바다에 사는 물고기이다 보니 러시아와 가까운 북부 오호츠크해, 베링해, 알래스카 같이 추운 지역에서 주로 잡힙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명태는 전체 수입의 60% 이상을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답니다. 명태는 머리와 꼬리, 살, 내장, 껍질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우리나라 식탁에 자주 오르는 주요 생선인데요.

최근 이 명태 값이 심상치 않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무역 제재 조치가 강화되면서 러시아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수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합니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수산물 가격 정보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서울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서 판매된 러시아산 냉동 명태 10마리의 평균 도매가격은 5만1500원으로, 1주일보다 2000원이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의 밥상은 물론, 생태탕 전문점, 코다리 전문점, 회냉면 전문점 등 명태를 주재료로 하는 식당도 많아 걱정입니다.

◇우크라 사태 발발 전 : "명태, 올해 공급 감소 직면"

▲명태 가격 추이.
올해 1월 18~2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국립수산원(NFI)의 2022 글로벌 수산시장 컨퍼런스에서는 전 세계 명태 공급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공급 감소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패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명태 어획량은 349만t에서 2022년에는 322만t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알래스카 명태의 총 어획량은 2021년보다 18만9000t 감소한 124만t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도 2022년 말에 명태 어획량이 192만7000t으로, 2021년의 199만6000t에서 감소할 것이다.

알래스카에서 명태를 생산하는 론 로그네스는 “2022년에 명태 어획량이 27만t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2008~2010년 이후 첫 감소”라고 했습니다.

최근 감소와 10년 전 감소의 차이점은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합니다. 로그네스는 “2008~2010년 봤던 것과 달리 엄청나게 높은 수요에 직면해 있다”고 했습니다. 수요가 넘치다보니 가격 상승은 당연한 것이고요.

명태의 특정 제품 가격은 이미 이전 최고치를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명태 순살은 4~6온스(1온스=약 28g) 기준, 2014년 3월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2018년 말까지 1.40달러를 유지하다가 2021년 말에는 거의 두 배인 2.70달러로 뛰었습니다. 2017년 말에 비하면 약 40%나 올랐다고 합니다.

알래스카 명태 순살 총 수출량은 2019년 이후 크게 감소했습니다. 2019년 미국은 13만t 이상의 명태 순살을 수출했으며, 평균 가격은 3021달러였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에는 수출량이 10만4770t으로 줄었고, 2021년에는 9만2733t으로 더 떨어졌습니다. 공급이 줄면서 가격도 뛰었습니다. 명태 순살 가격은 2020년 t당 평균 3179달러였는데, 2021년에는 323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최대 러시아산 명태 수입국 부상...러시아 제재 불똥 튈까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021년 4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원산지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양수산부)

원래 명태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의 최대 고객은 중국인데, 작년 중국의 규제 강화로 러시아 업자들은 수출처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2021년 상반기 러시아의 대중국 교역량은 2020년 대비 83%나 급감, 이에 한국이 러시아산 수산물의 최대 수입국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사회가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면서 국내에서는 명태와 대게, 게 등 러시아 수입 비중이 높은 수산물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게 사실일 경우, 국내 밥상뿐만 아니라 명태를 재료로 한 식당들, 마트도 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지난해 수산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전체 수산물 수입량은 637만4493t이었으며, 이 가운데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8% 정도인 48만9708t이었다. 특히 명태, 대게, 게 등은 전체 수입량의 90% 이상을 러시아가 차지했다. 지난해 수입량 중 냉동 명태 89%, 건조 명태 92%, 대게와 게는 각각 99%, 43%가 러시아산이었다.

유통업계는 대러시아 제재에 따른 수산물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수입처 다변화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 사태 발발 후 분위기 역전...현지에선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국내 기류와 달리 해외에서 러시아산 수산물 가격이 오히려 하락세라고 합니다. 러시아 현지 수산업자들은 수출길이 막힐까봐 재고털이에 한창이라네요.

4일 국제 수산물 전문 정보 사이트인 언더커런트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냉동 생선 현물 가격은 9주 연속 강세를 보이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것. 루블화 값은 3일 달러당 106.01루블까지 떨어졌다. 이 여파로 극동 지역에서 kg당 각각 145~175루블(1.30~1.56달러), 80~105루블, 50~80루블이던 연어, 명태, 청어 현물가격이 각각 140~170루블, 85~100루블, 50~75루블까지 하락했다.

러시아 수산물 공급업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 여파를 우려해 명태 재고 소진에 열을 올리고 있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 공급업체들은 6월까지 순살 가격이 t당 최대 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낙관했지만, 최근 들어 패닉 상태가 되면서 가격 전망치를 크게 낮추고 있습니다. 공급업체 임원들은 언더커런트뉴스에 도매 가격을 t당 4400~4500달러로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인들은 추가 제재를 우려해 가능한한 물량을 많이 소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건 중국 수출길이 막혀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가운데, 러시아 제품에 대한 추가 제재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수산업자들은 제재가 없는 새로운 수출 시장을 찾아야 합니다.

◇러시아 7개 은행 SWIFT 퇴출...명태 거래 결제 영향은?

▲2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주요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 수산물 거래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입니다. 지난주 로이터통신 등은 VTB, 방크오트르키티, 노비콤방크, 프롬스비아즈방크, 방크로시야, 소브콤방크, VEB 등 7개 러시아 은행이 SWIFT에서 배제된다고 전했습니다.

SWIFT는 러시아 내 결제의 약 70%에 사용되는데, 극동 지역의 러시아 수산업자 대부분은 소규모 저축은행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장이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의 유럽 고객들은 제재 목록에 없는 러시아 민간은행에서 미국 달러와 유로로 결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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