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경험과 가치를 전하겠다”…MZ세대 사로잡은 '모나미스토어' 성수점

입력 2022-03-03 16:28수정 2022-03-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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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잉크·노트·드로잉 공간 등 체험공간…‘맞춤형 소비’에 열광하는 MZ세대 저격

▲3일 서울 성동구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에서 기자가 잉크 랩(Ink LAB) 체험을 하고 있다. (손민지 기자 handmin@)

“유리막대로 색을 잘 섞은 뒤 펜에 묻혀 직접 만든 잉크를 테스트해 보세요. 3가지 색이 섞인 세상에 하나뿐인 잉크가 나왔습니다.”

15가지 색상 중 한참을 고민해 두 개의 잉크를 집어 비커에 넣었다. 잉크 한 방울 한 방울 넣다 보니 색상이 달라졌다. 그렇게 잘 섞인 잉크는 일명 ‘나만의 만년필 잉크’로 유리병에 포장됐다. 나만의 잉크를 만들어 이름까지 지었다. 기자가 직접 지은 잉크 이름은 ‘이끼’와 ‘녹녹’이었다.

3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은 붉은 벽돌로 감싸져 있어 예스러운 과거 모나미 성수동 공장 분위기를 자아냈다. 성수동 컨셉스토어는 1963년 모나미 성수동 공장에서 영감을 얻었다. 1960년대 과거 모나미 공장을 시작으로 성수동은 소규모 봉제·섬유·피혁·금속 공장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붉은 벽돌 공장 단지가 형성됐다. 성수동은 1970~1980년대를 거치며 대표적인 공장 단지로 성장했다. 붉은 벽돌은 성수동의 정체성인 동시에 20세기 말 고도 압축 성장의 유산인 셈이다.

▲3일 서울 성동구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에서 만년필에 각인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손민지 기자 handmin@)

이날 기자가 체험한 잉크 랩(Ink LAB)은 말 그대로 나만의 잉크 레시피를 만들 수 있는 실험실이었다. 직접 3가지 색상과 농도를 조합해 만든 잉크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향후 다시 제작할 수 있었다. 잉크 랩을 담당하던 컨셉스토어 점장은 “순간적으로 만들어낸 잉크를 저희 스토어에서는 데이터화 시켜 고객들의 현재의 순간을 기억할 수 있게 돕는다”며 “이는 과거 모나미 성수동 공장의 역사를 되새김하고, 일상에서 잊혀간 생각과 기록들을 모나미 제품으로 그려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동 컨셉스토어에는 잉크뿐만 아닌 나만의 노트도 만들 수 있는 ‘DIY 노트 체험존’이 있었다. 각종 필기구 맞춤형 종이를 소비자가 직접 고른 뒤, 스프링을 끼워 공책을 만들 수 있다. 완성된 공책엔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해 꾸미기 작업도 할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체험 특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비대면 공간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개인 드로잉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MD 전용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자판기도 있었다.

▲3일 서울 성동구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에서 기자가 잉크 랩(Ink LAB) 체험을 마친 후 제작된 '이끼' 잉크와 '녹녹(KNOCK KNOCK)' 잉크. (손민지 기자 handmin@)

모나미 스토어는 기존 매장이 소비자들에게 단순한 판매만 하는 것을 넘어서 브랜드의 역사와 체험형 공간을 통해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다. 필기구를 단순히 쓰고,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도구로 패러다임을 확장해 '그리다'에 중점을 맞춘 콘텐츠를 선사한다.

이런 체험형 매장이 나온 배경에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MZ세대가 있었다. ‘맞춤형 소비’에 열광하는 MZ세대 사이에선 체험험 매장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오픈 당시 매장엔 1000명 넘는 MZ세대들이 몰리기도 했다.

▲3일 서울 성동구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에서 볼펜을 테스트하는 기계가 작동 중이다. (손민지 기자 handmin@)

모나미는 향후 문구를 매개로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컨셉스토어는 현재 본사 수지점, 성수점, 인사동점, 롯데백화점 부산점 총 네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김지혜 모나미 마케팅팀 과장은 “앞으로도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새로운 온라인 및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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