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에 하늘·바닷길 비상...에너지·식량 지형도 살얼음판

입력 2022-02-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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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러시아 영공 이용 중단
화물기 운송 지연, 운임 폭등
흑해 항구 폐쇄로 밀 공급 타격
우크라 천연가스 송유관 폭파돼 에너지 수급 불안 가중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항공기가 독일 뮌헨 공항에 착륙해 있다. 뮌헨/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불똥이 하늘과 바닷길로 튀었다. 항공기와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에너지와 식량 공급 우려도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가 7일간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러시아행 비행도 중단한다.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과 오스트리아 항공도 러시아행 운항을 취소하고 러시아 영공을 피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비행 위험이 커진 데다가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한 목적도 담겼다. 앞서 미국 델타항공도 러시아 항공사 에어로플로트와 공동운항(코드쉐어) 협정을 중단했고 영국,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발트3국인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도 러시아 국적 항공사에 영공을 닫기로 했다.

항공기 운항 중단은 화물 배송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물류 운송이 지연되고 운임은 치솟았다. 덴마크 물류기업 DSV와 독일 DHL, 프랑스 운송업체 지오디스는 WSJ에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화물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포카이트의 네트워크 협력 책임자인 글렌 코엡케는 “전쟁 여파로 영해,영공, 육상 운송이 차질을 입으면서 운송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와 유럽 간 화물 운임이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류스타트업 플렉스포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영공을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을 비행하던 2대의 화물기가 중동을 지나는 등 더 긴 경로를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의 항구 폐쇄로 글로벌 식량 공급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차질로 전 세계 식량 부족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했다. S&P글로벌플렛츠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수확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은 6000만 톤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수출량인 2200만 톤의 세 배 규모다. 이란, 시리아, 이라크 등 일부 지역의 밀 생산량이 가뭄으로 타격을 입은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 감소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도 비상이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에 위치한 천연가스 송유관을 폭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천연가스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럽연합은 러시아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2020년 기준 러시아 전체 무역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했다. 교역 품목은 대부분 에너지로 러시아 전체 천연가스 수출의 70%, 석유의 50%가 유럽으로 보내졌다.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은 호주, 일본, 인도, 한국과 함께 전략비축유 방출 검토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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