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에 글로벌 증시 급락…전문가들 “당분간 변동성 장세 불가피”

입력 2022-02-24 16:28수정 2022-02-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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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이슈에 경기둔화 우려 ‘이중고’…위험회피 심리에 대체 투자처로 쏠리는 눈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다. 전쟁 공포에 위험 회피 심리가 극도로 커지면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위험자산인 가상화폐는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긴장 속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 공포에 경기둔화 우려…증시 ‘이중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공포가 금융시장을 뒤덮은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차는 빠르게 좁혀지는 추세다. 통상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경기 흐름에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선 물가가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경기 둔화 우려에도 연준이 통화정책의 경로를 바꾸긴 어렵다는 점이다. 연준의 긴축 의지가 강한 데다가 물가 상승세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행 1.25%인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물가 외에도 경기 흐름이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적인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위기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압력, 금리 인상 경계감 등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구간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도 당분간 추가 변동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후 서방의 러시아 제재 수위와 우크라이나 본토 침공 여부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진정 국면까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여부와 그 이후 시장 흐름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으로 향하게 되면 주식은 더욱 조정받을 수 있다”며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수출이나 교역까지 확장되면 자동차, 반도체, 화학 업종의 피해가 클 것이다. 한동안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주식시장도 진정세를 찾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격에 선반영했기 때문에 전면전으로 향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며 “시장은 전쟁보다 연준의 긴축에 더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위험회피 심리에 대체 투자처로 쏠리는 눈

러시아의 공습 이후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리면서 유가와 금값이 급등했다. 이날 북해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선물은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금값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유와 금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당분간 추가 상승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유가, 금속, 농산물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를 투자 대안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뉴욕 증시의 원자재 가격 지수인 ‘S&P GSCI’는 올해 들어 21.06% 오르며 같은 기간 S&P 지수의 상승률(-11.91%)을 크게 웃돌았다.

국내에서도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한 달간 56.01% 상승하며 ETN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뒤이어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이 각각 55.85%, 54.59% 뛰었다. 이밖에 농산물, 원유 선물을 추종하는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ETF 시장에서도 KBSTAR 팔라듐선물(H)이 23.49% 상승했고, KODEX 콩선물(H), KODEX3대농산물선물(H)이 각각 22.11%, 20.24% 올랐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 KODEX WTI원유선물(H)도 16%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보다 보수적으로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2년 넘게 보낸 상황에서 새로운 비용 요소가 추가됐다. 경기 침체가 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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