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턱밑...불확실성 더 커진 연준의 선택

입력 2022-02-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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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장중 99.5달러까지 치솟아
바이든도 유가 상승 불가피 전망...“자유 수호엔 대가 뒤따라”
뉴욕증시 조정장세 진입
연준 FOMC 앞두고 고민 깊어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글로벌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는 이날 고점 대비 10% 떨어져 기술적 조정 구간에 진입하게 됐다.

원자재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1.5% 상승한 96.8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14년 9월 29일 이후 최고치다. 장중 한때는 배럴당 99.50달러까지 치솟는 장면도 있었다. 3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4% 오른 배럴당 92.35달러에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공급 차질이 커질 수 있다는 공포 심리가 에너지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러시아는 2020년 기준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이다. 그동안 월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악화를 거듭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거뜬히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에너지 가격은 미국 경제 회복의 복병으로 꼽히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주원인으로 꼽히며, 미국 경제 70%를 지탱하는 소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이에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시장에 예고해둔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반감되거나 오히려 경제에 역풍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미토모미쓰이DS자산운용의 마사히로 이치카야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오르게 되고, 인플레이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는 연준이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지를 고려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100%다. 다만 인상 폭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67.3%이며,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32.7%로 집계됐다.

유가는 당분간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대러시아 제재를 발표하면서 향후 몇 개월간 유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정부가 국내 에너지 가격에 대한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그러나 자유를 수호하는 데는 대가가 뒤따른다. 제재 고통의 대상이 우리가 아닌 러시아 경제가 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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