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실제 비용, 당초 계획의 5배 이상…“최소 19조 원 사용”

입력 2022-02-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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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2014년 IOC에 제출한 서류서 예산 30억 달러로 잡아
130억 달러 넘는 간접비 포함 실제 비용은 최소 160억 달러로 추정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16일 동계올림픽 폐막식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비용을 덜 들인 올림픽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 들어간 실제 비용은 당초 계획의 5배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올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입찰했을 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전 동계 대회 예산보다 훨씬 적은 약 30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WSJ는 베이징과 경기가 열리는 다른 주변 지역 지방정부 기록과 재정부, 주택도시농촌개발부 등 관련 부처 기록, 기타 공개 문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중국은 이번 동계올림픽에 최소 160억 달러(약 19조 원)을 실제로 지출한 것으로 추정되며 여기에는 130억 달러가 넘는 간접비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간접비는 올림픽을 치르지 않았다면 건설되지 않았을 수 있는 새로운 교통 인프라나 병원시설 개선 등이 해당된다.

또 이 수치에는 공개 문건에서 누락된 여러 장소나 일부 작업에 대한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실제 비용이 추가로 수억 달러 더 들었을 가능성도 크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실제 비용 vs. 예산. 단위 10억 달러. 빨간색:실제 비용 추산치/파란색:2014년 설정 예산. 앞에서부터 운영비(실제 비용:7억5600만 달러/예산:15억5800만 달러)/ 경기장 투자비(실제 비용:23억3400만 달러/예산:15억1100만 달러)/ 간접 비용(실제 비용:132억4900만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WSJ에 “올해 올림픽 운영비 지출은 원래 예상과 기본적으로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행사장 건설 등에서의 초과 지출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올해 올림픽 유치전은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펼쳐졌다. 당시 소치 게임 폐막 8개월 뒤 노르웨이 오슬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이유로 입찰을 포기했고 베이징과 카자흐스탄 알마티가 남았다. 베이징은 2008년 하계올림픽 경기장을 재사용하는 등 비용을 대폭 절감해 지속 가능한 올림픽으로 치르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듬해 봄 알마티에 이길 수 있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실제 비용은 예산을 훨씬 뛰어넘게 된 것이다.

올림픽 실제 비용이 예산을 초과하는 일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1960~2016년 사이 개최된 모든 올림픽은 예산 초과가 일어났다. 당시 논문 공동 저자인 알렉산더 버드지어는 “올림픽 유치과정이 외국인 투자 유치와 경기부양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실제 올림픽을 치르는 것이 거시 경제적으로 그 나라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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