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운 고조...시험대 오른 바이든의 '외교'

입력 2022-02-18 15:14수정 2022-02-1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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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국무장관, 불가침 선언 압박하면서도 대화 제의
바이든 대통령, 유럽 동맹국과 빠른 정보 공유 및 병력 파견
러시아엔 노드스트림-2 중단 등 경제 제재 압박
무질서한 아프간 철군 비난 받은 후 달라졌다는 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 시험대가 돼 가는 분위기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이번엔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 내 교전과 관련해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블링컨 장관은 “나는 오늘 전쟁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라 막기 위해 여기 와 있다”며 “러시아가 전쟁 개시를 정당화하려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고 향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지금이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불가침 선언을 할 것을 압박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이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동시에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의 바트 고먼 부대사를 추방하며 맞섰다.

양측은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갔지만, 한편에선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 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회담을 제안했고 러시아는 다음 주 말경으로 날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 역시 안보리에서 “외교가 지금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법”이라며 “라브로프 장관에게 다음 주 유럽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줄곧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에 책임이 있다던 러시아도 미국이 보내온 서한에 대한 답변서를 전달했다. 러시아는 서한에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을 것과 미사일을 러시아 국경 인근에 배치하지 않을 것, 나토가 동유럽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할 것 등을 재차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하르키우/AP연합뉴스
현 사태는 여전히 긴장 속에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이 아프간 철군 때보다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자 유럽 동맹들에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에스토니아와 폴란드 등에 미군 병력이나 전투기 등을 배치했다. 러시아엔 노드스트림-2 사업 중단과 같은 강력한 경제 제재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아프간 철군 당시 바이든 행정부의 무질서한 대응을 비난했던 유럽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서는 미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들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웃을 침공하면 세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엔 행동을 빠르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기 초반 외교 정책적 실수를 한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접근법을 바꿨다고 동맹국들은 말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은 오랜 동맹 구축이 유럽의 잠재적인 참사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지 시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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