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1년 매출 7500억…더현대 서울, ‘현대百 판교점’ 아성 넘을까

입력 2022-02-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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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ㆍ상품구성 등 MZ세대 적극 겨냥한 전략 효과 봐
연간 매출 1조 원 노리지만…명품 3대장 ‘에루샤’ 매장 없어
신세계의 IFC 인수 성사시 경쟁심화로 성장 걸림돌 될까 우려

▲여의도 '더현대 서울'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야심차게 선보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이 오픈 이후 1년 동안 7500억 원을 넘는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대백화점 매출 1위 점포인 판교점과 비슷한 성장세다. 기존 백화점과 차별화된 인테리어 디자인, MZ세대를 겨냥한 상품 구성 등이 매출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세계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를 추진중인 만큼 성사 여부가 향후 더현대 서울 매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2월말 개점한 더현대 서울의 지난해 총매출(거래액)은 6637억 원이다. 한 달 평균 6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셈이다. 올들어서도 비슷한 상승세를 감안할때 오픈 이후 1년 동안 7500억 원을 넘는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다른 점포와 비교해도 더현대 서울의 성과는 주목할만하다. 현대백화점 점포 중 매출 선두인 판교점이 2015년 오픈 이후 1년 동안 7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어 매출 1위 점포에 견줄만한 수준이다. 판교점은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1조2413억 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당초 더현대 서울의 흥행을 예측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더현대 서울이 개점한 지난해 2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오프라인 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더현대 서울은 MZ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은 MZ세대만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기존 백화점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힙한 매장들이 줄줄이 입점했다. 온라인 남성 패션 브랜드인 ‘쿠어’가 대표적이다. 실제 쿠어가 더현대 서울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자 연일 구매 대기줄이 이어졌다. 자체 스트릿 패션 편집숍 ‘피어’의 인기도 상당했다. 피어에는 스트릿 패션과 리빙 소품 등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50여 개 브랜드가 있다.

자연 친화적인 매장 디자인도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더현대 서울은 모든 층에서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매장 안에는 숲과 인공폭포를 들여놓아 어디에서도 볼수 없던 백화점 인테리어를 구현했다. 전체 면적의 49%를 고객 휴식 공간으로 꾸미는 등 고객 편의도 극대화했다.

더현대 서울의 매출 목표는 ‘연간 1조 원’이다. 전국 70개 백화점 가운데 10개 안팎의 매장만이 연 매출 1조원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작년에는 11개 백화점만이 연간 매출 1조 원 고지를 달성했다.

목표 달성은 녹록지는 않을 전망이다. 더현대 서울에는 명품 3대 브랜드인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매장이 없다. 디올, 구찌, 프라다 등 다른 유명 명품을 계속 유치하고는 있지만, 에루샤 없이 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백화점 모두 '에루샤' 중 최소 1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의 여의도 IFC 인수 시도도 더현대 서울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몇년새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큰손으로 급부상한 신세계는 최근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IFC 빌딩 및 IFC몰 인수를 노리고 있다. IFC와 더현대 서울의 위치가 매우 근접한 거리인 만큼, 신세계가 IFC를 인수한 이후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등을 구축하게 될 경우 더현대 서울 매출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영업 첫 해 단추를 잘 꿴 더현대 서울은 에루샤라는 명품을 유치해야 하는 내부적인 숙제와 신세계와의 대결이라는 불투명한 전망이 해소돼야 앞으로 연 매출 1조 달성에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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