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 차이나타운서 30대 한국계 여성, 뒤밟은 노숙자에 피살

입력 2022-02-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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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서 범인 피해자 뒤를 밟아 자택 진입
40여군데 자상 입고 숨진채 발견
뉴욕사회, 아시아계 겨냥 혐오 범죄 우려 커져

▲미국 뉴욕시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14일(현지시간) 한인 여성 피살 관련 집회가 열린 가운데 한 시위 참가 시민이 피해자 크리스티나 유나 리 의 사진을 들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30대 한국계 여성이 자택까지 뒤를 밟은 노숙자의 흉기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차이나타운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6층 아파트 주민들은 전날 새벽 이웃인 크리스티나 유나 리(35)가 비명과 함께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들었다. 신고를 받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특공대가 잠긴 문을 부수고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이미 크리스티나가 숨진 뒤였다. 피해자는 흉기로 40여 군데를 찔린 채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파트에 진입했을 때 침대 밑에 숨어있던 25세 노숙자 아사마드 내시를 발견 후 곧바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범인인 내시는 크리스티나의 뒤를 밟아 건물 안까지 진입했다. 내시는 2015년부터 폭행과 절도 마약 소지 등의 혐의로 뉴욕과 뉴저지에서 체포된 이력이 있으며, 지난해 9월 차이나타운 지하철역 근처에서 60대 노인을 폭행하는 등 지난해에만 4차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아직 증오범죄로 규정하진 않은 상태다. 그러나 피해자인 크리스티나와 흑인 가해자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이 공격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에는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에서 택시를 잡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NYT도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범죄가 급증하며 지역사회의 공포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크리스티나가 살던 아파트 맞은편 공원에서는 아시아계 차별반대 단체, 비(非) 아시아계 이웃 주민 등 100여 명이 모여 고인을 추모하며 증오범죄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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