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육·해·공' 순식간 제압 노린다

입력 2022-02-14 11:29수정 2022-02-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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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3면 포위
13만 병력 및 첨단 무기 배치
영토ㆍ영해ㆍ영공 공격 가능성 염두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냉전 이후 최대 규모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가운데 무장 장갑차가 이동하고 있다. 벨라루스/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3면과 흑해에 막강한 병력과 무기를 전진 배치시켰다. 우크라이나 영토를 사정권으로 한 미사일도 배치했다. 러시아가 육·해·공 측면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전략을 세웠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가 벨라루스, 러시아 서부,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 3면과 흑해 해군 함정에 병력을 배치했다. 여기에는 러시아에서 가장 잘 훈련된 대대, 특수 부대, 우크라이나 전역을 목표로 한 지대지 미사일도 포함됐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한 13만 명가량의 병력으로 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를 기반으로 벌이는 전쟁의 까다로움도 있다. 십여 년 전 러시아는 체첸 침공 당시 반군이 지형 지세를 이용한 탁월한 전술을 벌인 영향으로 체첸 수렁에 빠진 바 있다.

이 같은 평가에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병력 배치가 러시아에 엄청난 우위를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의 수도를 급습해 영토를 장악하고, 영공을 확보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항구 봉쇄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러시아가 조기에 육·해·공을 모두 장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다라 마시코트 군사전략가는 “러시아의 병력 배치는 상당한 이점을 노리고 있다”며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장거리 및 고도의 포대와 미사일 시스템을 이용해 군사 시설, 방공 및 육군 부대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이후 우크라이나를 사정권으로 한 이스칸데르M 탄도 미사일 여단 수를 3배로 늘렸다. 해당 부대는 1시간 내 400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영토의 95%를 공격할 수 있다.

러시아군의 동향을 연구하는 워싱턴 포토맥재단의 필립 카버 미 조지타운대 전 교수는 “러시아가 병력에 추가한 이스칸데르 지대지 미사일 여단은 흑해의 함정과 잠수함에 장착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역의 비행장, 탄약 보관소, 방공망, 육군 기지 및 지휘 본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토 공격과 함께 해상 장악도 가능하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합동 훈련을 실시하면서 우크라이나 남부에 대한 해군 주둔을 강화했다. 북부 북극해와 발트해에서 흑해로 전함을 전진 배치, 우크라이나 항구를 봉쇄하는 능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공권 확보에도 나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나설 경우 벨라루스에 배치한 Su-35 전투기와 S-400 방공 시스템이 러시아의 영공 우위를 제공할 전망이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러한 시스템은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한 후 수일 내 우크라이나 공군에 대해 우위를 갖도록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3면 포위를 두고 ‘보아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 퇴역 장성이자 유럽정책분석연구소에 적을 둔 벤 호지스는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를 삼면에서 포위함으로써 우크라이나의 경제에 타격을 주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권을 흔들 수 있다”며 “이미 일부 기업들이 투자 확대 계획을 보류했고 항공사들이 운항을 중단했으며 미군이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감싼 보아뱀(동물을 칭칭 감아 으스러뜨려 죽여 먹이로 삼음)과 같다”며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를 붕괴시킬 수 있으면 공격이나 제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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