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총리, 첫 EU 탈퇴 가능성 시사

입력 2022-02-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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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새 법치 메커니즘 판결 앞두고 공개 발언
새 메커니즘, 법치 훼손하면 EU 기금 삭감하도록 설계
헝가리와 폴란드, 2020년 유럽사법재판소에 안건 제소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국정 연설하고 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헝가리 총리가 처음으로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부다페스트에서 개최한 국정 연설에서 “EU가 법치라는 슬로건 아래서 성전을 벌이고 있다”며 “EU가 헝가리에 관용을 베풀지 않으면 공동의 길을 계속 가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파 민족주의자로 알려진 오르반 총리가 EU 탈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언은 EU의 새 법치 메커니즘에 대한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을 불과 며칠 앞두고 나왔다.

현재 ECJ는 EU가 마련한 새 메커니즘의 정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메커니즘에 따르면 EU 법치주의를 위반하는 회원국은 그간 배분되던 EU 예산 기금을 삭감당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헝가리와 폴란드는 2020년 12월 ECJ에 소송을 제기했고 최종 판결은 16일 예정됐다.

헝가리는 그간 EU와 시민단체들로부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새 메커니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오르반 총리는 “그들에게 있어 법치주의는 우리를 그들과 유사한 형태로 반죽하려는 수단”이라며 “그럼에도 헝가리는 EU가 하나로 유지되기를 원했고, 이것이 우리가 EU에 여러 차례 관용을 제안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용이 유일한 방법이며, 다른 해결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헝가리가 실제로 EU를 탈퇴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dpa는 “헝가리 국민의 약 80%가 EU 회원국으로서 자국을 지지한다”며 “오르반 총리는 과거에도 EU에 날카롭게 공격했지만, 탈퇴에 대해선 머뭇거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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