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안 한다면서 우크라이나 3면 포위…G2는 대만·남태평양서 새 지정학적 긴장

입력 2022-02-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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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러 정상 통화 후 "침공설은 서방의 히스테리" 비난
위성사진에는 이미 우크라이나 3면 포위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 영국 등 12개국 우크라이나 자국민 대피령
대만과 남태평양 놓고 미중 갈등 심화 양상도

▲우크라이나군이 11일(현지시간) 키예프에서 군사 물자를 옮기고 있다. 키예프/AP뉴시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담판을 벌였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러시아는 침공하지 않겠다고 재차 반복하면서도 우크라이나 3면을 포위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런 가운데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은 대만과 남태평양에서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을 일으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2분에 걸쳐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했다.

회담 후 러시아 크렘린궁은 자신들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부정하면서 “서구권의 히스테리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통화는 터무니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안보 관련 요구에 대해 미국은 주요 사항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진실은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과 달리 CNN이 공개한 위성 사진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크림반도와 러시아 방면, 벨라루스 방면 등 우크라이나 3면을 포위한 상태다. 포위 방면이 다양한 탓에 실제 침공할 경우 어느 지역으로 할지도 불분명하다. 또 크림반도 지역에 최소 500개의 군용 텐트가 설치되고 수백 명의 병력이 배치된 것으로 위성 사진에 나타났다. 위성 사진 제공 업체 막사의 스티븐 우드 이사는 “탱크와 자주포 등 상당한 숫자의 차량이 러시아 북동부 차고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포위함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번 주부터 미군 병력과 장갑차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추가로 집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현재까지 미국과 영국, 독일 등 12개국이 우크라이나 현지에 머무는 자국민에 대피령을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피지 대표단이 12일(현지시간) 피지 나디에서 회담하고 있다. 나디/AP뉴시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 이외에 G2의 지정학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남태평양 피지를 방문했다. 미 국무장관이 피지를 방문한 것은 37년 만에 처음이다. 블링컨 장관이 인구 90만 명에 불과한 피지에 발을 들인 배경엔 남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한 강한 경계감이 있다.

아울러 미국은 남태평양 섬나라 중 하나인 솔로몬제도에 미 대사관을 부활시킬 방침을 밝혔고, 전날에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고 남태평양 자금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정권 시절에도 관련 전략을 내놓은 적 있지만, 바이든 정권 들어 처음으로 새 전략이 나온 것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새 전략에는 대만, 북한과 관련한 방침도 포함됐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동맹국을 통해 모든 공격을 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요격 태세를 정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전략 발표에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을 반중 프레임으로 묶어 지역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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