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버블 팽창’ 세계 주요국 주택시장, 금리 상승 국면에 조정 위험 직면

입력 2022-02-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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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국 주택가격, 13% 올라
전 세계 가계부채 55조 달러로 사상 최대
인플레 따른 금리 상승 압박에 시장 조정 가능성 커져
미국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7.5%로 40년 만에 최대

▲사진은 미국 뉴욕의 한 주택 앞에 2월 2일 ‘판매 중’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세계 주요국 주택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당국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팽창해왔다. 그 여파에 전 세계 가계부채도 55조 달러(약 6경5973조 원)로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그러나 새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모기지 금리 상승 등으로 전 세계 주택시장이 조정 위험에 직면했다고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진단했다.

록키산맥 산기슭에 있는 미국 아이다호 주도 보이시는 전미 100개 도시 주택 가격 상승 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다. 보이시 주택 판매가격 중간값은 최근 약 54만 달러로 10년 만에 두 배 폭등했다. 시장이 너무 과열돼 주택 구입을 포기하는 주민도 많다.

미국시장만 과열된 것이 아니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집계하는 세계 주요 25개국 평균 주택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급등해 지난해 3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13% 뛰었다. 22개국에서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상승률보다 크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팽창하면서 전 세계 총 가계부채는 지난해 9월 기준 55조4000억 달러로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약 6조 달러 늘었다.

과거 주택시장 버블로 경제가 타격을 받은 대표 사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IT버블 붕괴를 극복하고자 각국이 전반적으로 통화정책을 완화하면서 정책금리가 6%대에서 1%대로 떨어졌다. 리스크에 대한 위기의식이 줄어들어 신용도가 낮은 개인에 대출을 해주는 ‘서브프라임’이라는 상품이 판을 쳤다. 대출을 복잡하게 묶은 증권화 상품도 난립했다. 2004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국면으로 돌아서자 2007~08년 주택가격이 급락하며 금융기관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이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세계 각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반성으로 규제를 강화했고 은행들도 리스크를 경시하지 않는 경영으로 옮겼다. 증권화 상품 규모는 2007~2008년보다 크게 적어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질 우려는 작다.

그러나 멈추지 않는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세계는 가파른 금리 상승 위험에 직면했다. 미국 노동부가 1월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5% 뛰었다. 이는 시장 전망인 7.3%를 웃도는 것은 물론 지난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연준의 3월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했으며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인상하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도이체방크와 씨티그룹은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로 평소 조정폭의 두 배로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로젠버그리서치는 “저금리 하에서 대출을 늘려왔던 사람들이 금리 상승 국면에서 타격을 받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책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물 모기지 고정금리는 1월 3.55%로 1개월 만에 0.5%포인트 올랐다.

금리 상승은 주택 수요를 식힐 수 있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 주택 투자증가율이 2021년의 9%에서 올해 8% 정도로 감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시장 버블 조정 위험이 전 세계 경기회복세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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