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 '야권 후보 단일화' 이뤄질까…가능성은 열어둔 安

입력 2022-02-1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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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단일화 담판? 일방적인 주장한 것"
尹 측 "근거 없이 그런 말 하진 않을 듯"
단일화 가능성 남아…安 지지율 9%로
전직 의원들, 尹·安 단일화 요구나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연일 이견을 보였다. 국민의당은 계속해서 단일화에 선을 긋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압박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전직 의원 등 원로들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재촉했다.

안 후보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선대위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담판 발언이 '위험한 발상'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 "상대방에 대한 의사 타진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말씀했으니 일방적인 주장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앞서 안 후보는 전날 동아일보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단일화는) 서로 신뢰하면 10분 안에도 끝낼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굉장히 위험한 발상 아니냐”며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자신 위주로 하겠다는 말로 들려서 우려스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가능성이 여전히 크고, 궁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 후보가 언급한 '단일화 담판'도 근거가 없는 발언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에 관해 "후보 성향을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해석했다. 단일화와 관련해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때가 됐다"고 언급한 것도 "마냥 근거 없이 그런 말을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까지 거론됐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여론 조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담판이 아닌 물밑 협상을 통한 보텀업(Bottom-Up) 형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실무진끼리는 협상을 끝냈고, 후보 간 발표만 남았다는 전언도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건 다 추측이고 공식적으로 저희가 어떤 제안을 받은 사실도 없고 사실무근"이라며 "자꾸 국민의힘 쪽에서 흘리는 것 뿐이지 우리가 거기에 대해 대응을 할 일고의 가치도 못 느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익명 관계자의 전언은 비중을 낮게 검토하셔도 될 것 같다"며 "실제로 결정 과정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사람은 실명으로 이야기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지금까지 실태를 심판하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최대한 국민에게 각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물밑 접촉에 선을 그었다.

양측이 서로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지만, 단일화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와 만남에 관해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고 단일화 제안을 들을 용의도 있는 상황이다. 윤 후보 역시 '단일화 담판'을 언급한 이유가 이미 물밑 접촉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후보가 어떤 제안도 없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제안이라도 하라고 압박하는 이유도 단일화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당 선대위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제안이 오면 그건 무슨 내용인지 보고가 될 것"이라며 "후보가 완주하시겠다고 하는데 그걸 듣는다고 무슨 멘트가 있겠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후보를 사퇴하고 양보하는 형태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생각하고 있지만,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도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당내에선 이 대표 등이 안 후보의 사퇴를 언급하기도 했다.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최종 목표는 안 후보와 단일화 없이도 승리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가 오히려 고개를 숙이고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가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단일화에 응해줄 이유도 없다"며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윤 후보가) 먼저 나설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대선 후보 지지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에서도 윤 후보는 전주보다 1%P 상승한 35%를 기록했지만, 안 후보는 1%P 내린 9%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1월 2주차에 14%를 기록한 후 계속해서 내림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선거 보조금이 나오는 기준인 15%를 넘기지 못하면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는 만큼, 안 후보에게도 압박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대선 이후 6월 지방선거까지 고려하면 안 후보도 정치적인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두고 윤 후보 측에서 물밑 접촉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국민의힘 한 비수도권 의원도 "안 후보 주변에서 단일화를 두고 압박을 하는 인물들이 많을 것"이라며 "정치적인 선택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분석했다.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왼쪽부터) 이익선 전 미래한국당 대변인, 이용구 전 중앙대학교 총장,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이언주 전 국회의원, 임삼진 전 대통령 시민사회비서관이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3일만에 9000명의 서명이 국민의 뜻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런 가운데 전직 의원 200여 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 촉구 성명을 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승리의 길이라는 건 단일화의 길이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 됐다"며 "이 정권에 의해 갈가리 찢겨 있는 국론 분열에 통합해야 하는데 통합을 내세우면서 우리끼리 통합을 못 하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안 후보를 지지했던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이언주 전 의원 등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준엄한 명령인 후보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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