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3배 상품에 꽂혔다”...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투자주의보’

입력 2022-02-07 14:40수정 2022-02-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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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최근 유튜브에는 웅덩이 매매법 등 기초지수를 2~3배 추종하는 미국 레버리지 ETF 투자 권유 영상이 급증하고 있다. 소위 ‘저점에서 매수에 고점에서 팔자’는 투자 전략인데, “멘탈만 유지가 된다면 장기 투자가 쉽다”는 말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역대 최대 자금이 몰린 ‘나스닥 3배 레버리지’ =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은 더욱 과감해졌다. 미국 증시 낙폭이 커지자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몰린 것이다.

1월 들어 나스닥 지수의 3배 레버리지 ETF에 해당하는 ‘프로셰어 울트라프로 QQQ ETF(TQQQ)’와 반도체지수의 3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SOXL)’에 역대 최대 수준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TQQQ에는 30억8000만 달러(약 3조6975억 원), SOXL에는 18억7000만 달러(약 2조 2449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연초부터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TQQQ다. 미국 대표 지수인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평소에도 인기가 많은 상품이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ETF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자금이 유출되지 않고 12월부터 1월까지 두 달에 걸쳐 순유입이 큰 폭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서학개미 순매수 3위에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SOXL이 차지했다. 이밖에도 빅테크 수익률의 세 배를 추종하는 ‘마이크로섹터스 FANG & 이노베이션 ETN(BULZ)’이 8위, 테크주 전반의 수익률의 세 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크놀로지 불 3X 셰어즈 ETF(TECL)’가 서학개미 순매수 10위를 차지했다.

서학개미들이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세 배 추종 상품이다. 최근 미국 증시가 바닥을 찍자 저점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은 처참하다. 최근 3개월간 TQQQ과 SOXL의 수익률은 각각 -30.9%, -26.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테크주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BULZ와 TECL도 각각 -39.5%, -13.4%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미들 투기판 된 레버리지 ETF = 레버리지 ETF가 투기판이 되는 걸까. 코로나 사태 이후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이나 곱버스(곱하기+인버스) ETF와 같은 고위험 상품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서학개미들이 5~7배 레버리지 상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 포착됐다. 최근 영국 런던거래소에 출시된 나스닥과 S&P500지수의 수익률의 5배를 좇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싱가폴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홍콩항셍지수(HSI)와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7배 추종하는 상품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은) 고객분들이 먼저 알고 (투자하러)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요”라며 “3배 레버리지 상품을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하루에 30%가 빠지면 마이너스 90%에요. 이건 진짜 도박입니다”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들도 횡보장의 손실 가능성을 고려하면 리스크(위험) 대비 수익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이 횡보할 경우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져 장기 투자에는 부적합하다”며 “주가가 횡보할 경우 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나스닥 지수가 원래 레벨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레버리지ETF에 투자한 원금은 깎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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