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 열강 각축장 되나…경제효과도 의문

입력 2022-02-03 14:4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미국 FBI, 자국 선수에 개인 휴대폰 해킹 피해 경고
디지털 위안화 홍보 중국과 대립
러시아, 대회 기간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올림픽 실제 비용, 공식 발표 10배 주장도
코로나 봉쇄·환경보호 등에 1분기 경제성장 불투명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6월 5일 모스크바에서 회동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오미크론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중국 인권 문제, 지정학적 긴장 등 온갖 우여곡절 끝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4일 개막한다. 미국과 중국의 긴장은 올림픽에서도 계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평화와 화합의 장인 올림픽이 이번엔 열강들의 각축장으로 변질될 전망이다.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은 자국 선수도 벌써 통제하기 시작했다. 올림픽 경제효과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가 자국 선수들의 해킹과 감시 피해를 우려해 개인 휴대폰 사용을 제한한 데 이어 이번엔 연방수사국(FBI)까지 동참하고 나섰다.

FBI는 공지를 통해 중국 측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 가능성을 거론하며 출전 선수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FBI는 “모든 선수에게 휴대폰을 집에 두고 현지에선 임시 휴대폰을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며 “일부 서방 국가들의 올림픽위원회도 선수들의 사이버 보안을 위해 이같이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대회에 앞서 디지털 위안화 소비 촉진을 위해 관련 결제 앱을 선보이고 경기장 곳곳에 디지털 위안화 자판기 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선수단이 자칫 중국이 제공하는 앱을 깔거나 개인 휴대폰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사용할 경우 중국 스파이 활동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올림픽을 미국에 대항하는 양국 파트너십을 과시할 자리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이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4일 양자 회담한 후 국제안보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최대 변수다. 중국 정부가 물밑에서 러시아 정부에 접촉해 올림픽 기간 침공을 삼갈 것을 요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러시아가 따를지는 미지수다. 러시아가 대회 기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시 주석을 격분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8년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당시 푸틴 대통령은 개막식에 참석했지만, 러시아가 조지아를 침공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던 중국의 분위기를 망치고 시 주석의 전임자 후진타오를 분노케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인근에서 1일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가 셔틀버스 옆을 지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한편 베이징올림픽은 숨겨진 비용이 막대하고 코로나19 억제 정책도 엄격한 탓에 중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신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이번 올림픽 비용이 39억 달러로 역대 가장 예산을 절감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 420억 달러로 사상 최대 비용을 썼던 것과 대조된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많은 경기장의 개보수 비용과 교통 인프라 구축 비용이 공식 집계에서 누락됐다고 지적하면서 올림픽 실제 비용은 385억 달러(약 46조4156억 원)로, 정부 공식 발표의 10배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2020년 완공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2017년 당시 건설에 1억8660만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작 정부가 발표한 공식 비용 목록에는 빠져 있으며 2008년 올림픽에서 활용한 후 용도를 변경한 수영 경기장에 들어간 보수 비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과 소비 측면에서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한다. 아울러 대회 기간 베이징의 맑은 공기를 유지하기 위한 오염산업에 대한 제한이 제조업 생산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가 열리는 곳의 지방정부는 막대한 빚으로 심각한 재정문제에 직면했다.

노무라증권의 루팅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동계올림픽은 1분기 중국 산업생산과 인프라 건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소비도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에릭 주 이코노미스트는 “패럴림픽과 3월 예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고려할 때 당국은 1분기 대부분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며 “관광과 서비스 부문은 계속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베이징 외곽 만리장성에서 3일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우징위가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