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vs. 머스크 갈등 ‘점입가경’, 그 이유는 노조에 대한 견해 차이

입력 2022-02-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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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GM과 포드, 어느 때보다 많은 전기차 만들어”
작년 GM 전기차 판매량, 테슬라 절반 수준
머스크 “바이든은 꼭두각시” 비난
강성 노조 있는 GM, 포드와 달리 테슬라 노조 없다는 게 큰 차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8일 미시간주 디어본 포드 공장에서 신형 전기차 트럭 F-150을 운전하고 있다. 디어본/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를 자신의 경제·기후변화 정책의 필수적인 요소로 보면서도 정작 전기차 글로벌 선두주자인 테슬라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고 있고, 머스크 CEO도 이런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트위터에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와의 대화가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GM과 포드와 같은 기업은 미국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며 “미래가 바로 여기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던 게 바로 이런 의미”라고 밝혔다.

해당 트윗은 바이든 대통령이 GM과 포드 경영진을 백악관에 초대한 후 게시됐다. 테슬라는 초대받지 못했다. 몇 시간 뒤 머스크 CEO는 대통령 트윗에 “T로 시작해 A로 끝나고, 중간에 ESL이 들어감”이라고 답변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급기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중들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며 “그는 젖은 양말 인형(꼭두각시)”이라며 원색적인 비난까지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3월 9일 스페이스X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지난해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93만6000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GM이 기록한 48만 대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에 관해 언급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줄곧 포드와 GM만 언급하고 있다. 지난해엔 미시간주 디어본의 포드 공장을 방문해 새로 출시된 전기차 트럭 F-150을 직접 시승하기도 했다. 일부 백악관 관리들조차 대통령이 테슬라를 대우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두 사람의 갈등 근저에는 노조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자신을 노조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오랫동안 전미자동차노조(UAW) 등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엔 노조가 만든 전기차에 더 많은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GM과 포드 노조는 현재 미국 대표 강성 노조인 UAW에 소속돼 있다.

반면 테슬라에는 노조가 없으며 머스크 CEO는 노조에 적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과거 UAW 임원 부패 조사 소식에 “UAW의 새 슬로건, 노동자들로부터 돈을 훔칠 권리를 위해 싸우자!”라고 비꼬았고 지난해 가을 백악관 초청을 받지 못하고선 “바이든 행정부가 노조에 의해 통제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블룸버그는 “포드와 GM의 연고지인 미시간주와 UAW의 지지는 다가올 중간선거와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 승리의 관건”이라며 “테슬라 임원들 사이에선 이 모든 게 그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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