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바이든과 허니문 끝났다

입력 2022-01-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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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바이든 취임에 훈풍들던 증시, 올 초 '싸늘한' 분위기
바이든 행정부 "주식시장 경제 판단 수단 아냐"
주식시장 변동성, 실물경제·미국 가계자산에 악영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급등세를 펼쳐왔던 뉴욕증시가 1년이 지난 지금은 바이든 행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지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9%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13.5% 하락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달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해 나란히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해 각각 18.73%, 26.89% 올랐고, 나스닥은 21.39% 뛰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함께 재정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증시가 활황을 이뤘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등장에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간판 정책 중 하나였던 2조 달러(약 2395조 원) 규모의 사회복지예산안에 제동에 걸리면서 ‘바이든 효과’도 약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 후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부각하면서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최근 증시 변동성에 대한 의미 부여를 경계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전임자(도널드 트럼프)와는 달리 하루 지표가 아닌 전체적인 경제 동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주식시장을 경제를 판단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단순히 월가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시장은 실업률에서부터 임금상승, 물가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에 타격을 받는 가운데 주식시장까지 침체한다면 정치적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미국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직접 투자는 물론 가계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그만큼 주식시장의 리스크가 실물경제로 번져 수조 달러의 가계 자산이 증발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이야기다.

연준 집계에 따르면 소득 기준 하위 50% 가구 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10년 전 1.8%에서 지난해 2.9%로 늘어났다. 상위 50%에서는 이 비중이 4.7%에서 9.4%로 커졌다.

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게 되면 회사채 발행 등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던 기업들의 경영 활동에도 차질이 생겨, 경제 성장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피터 부크바르는 “경제와 시장은 서로 얽혀 있다”면서 “주식시장의 급락은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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