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무 안 지켜 사망사고 낸 CEO 형사처벌…중대재해처벌법 27일 시행

입력 2022-01-2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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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조항에 기업 활동 불확실성 우려 여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발생 보름째인 25일 밤 구조대원들이 상층 단면부에서 야간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들의 우려속에 27일 본격 시행된다.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5~49인 사업장은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의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대표이사·안전담당이사)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법인 50억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중대재해는 근로자 1명 이상 사고 사망이나 복수의 중상, 직업성 질병이 발생하는 중대산업재해와 특정 원료나 제조물 등 설계·제조·설치·관리 결함으로 생기는 중대시민재해를 의미한다. 중대산업재해는 고용노동부, 중대시민재해는 경찰이 수사한다. 검찰은 중대재해 사건을 넘겨받아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을 기소한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는 강력한 형사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선 유해·위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 조직과 인력, 예산 투입 등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설령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했다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

경영계는 ‘중대재해법 처벌 1호’가 되지 않기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철저하게 준비하면서도 중대재해법의 모호한 조항으로 인해 기업 활동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경영계는 우선 안전보건 조치 의무 주체인 경영책임자 범위가 애매모호하고, 하청업체에서 중대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불분명하다며 명확한 정리를 요구한다.

또 근로자의 과실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안전보건 조치를 의무를 다한 경영 책임자에 대한 면책 규정이 없다는 점과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의무로 명시한 ‘적정한 예산’ 투입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도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경영계는 이 같은 애매모호한 조항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처벌할 수 있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정부는 경제계의 목소리에 뒤를 닫은 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 개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장의 개정 검토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기업들이 법에서 정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잘 구축해 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해설서 활용 유도, 컨설팅, 기술 재정 지원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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