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성장률 4% 달성… 올해 오미크론 변수 등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발생한 2019년 -1% 역성장에서 벗어나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다만 오미크론 변수와 공급망 불안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올해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1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1.1% 성장했다. 이로써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전년 대비 4.0%를 기록했다.
한은의 전망치와 같고, 2010년 6.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1.7%), 2분기(0.8%), 3분기(0.3%) 등으로 점차 둔화하는 추세였다. 성장세는 유지했지만 3분기 0.3% 성장률은 코로나19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2020년 2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정부가 목표로 한 4%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었는데, 4분기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정부소비 등이 호조를 보이며 연간 목표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수출은 9.7%로 성장해 전년(-1.8%) 대비 대폭 상승했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지난해 6445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3.6%를 기록했다. 2008~2009년 금융위기 직후 경제가 반등했던 지난 2010년(4.4%)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 확산으로 2020년 전반적으로 위축됐던 소비가 지난해 살아난 영향이 컸다. 3분기에는 코로나 4차 대유행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민간소비도 침체됐지만, 4분기 들어 다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도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국내 경제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글로벌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며 “국내에서도 코로나 상황에 적응하면서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서 민간소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부소비와 설비투자 성장률도 각각 5.5%, 8.3%를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 충격으로 경제가 역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11년 만에 최고 성장률에 기여했다. 이에 대해 황상필 국장은 “2020년 -0.9%와 2021년 4%를 종합하면 연평균으로는 1.5%가 된다”면서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위기의 원인이나 경제규모, 당시 성장률 추이가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상당한 수준의 회복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6.6%)과 서비스업(3.7%)이 증가로 전환했으나 건설업(-2.2%)은 감소를 이어갔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대비 3.0% 증가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GDP 성장률을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 국장은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에 대해 “지난해 명목 국민소득, 환율, 인구증가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명목 국민소득 증가율을 7%, 인구증가율을 -0.2% 등으로 예상하면 작년 1인당 GNI는 2020년 3만1881달러보다 10% 정도 많은 3만5000달러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1.1%로 집계됐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민간소비(1.7%)가 증가세로 돌아선 데다 수출(4.3%)과 정부소비(1.1%)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황상필 국장은 “지난해 10~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와 정부의 추경(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로 3분기 부진했던 소비가 4분기 들어 살아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증가폭이 확대됐으며 건설업은 증가로 전환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1% 늘었으나 교역조건 악화로 0.5%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올해도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공급 차질과 오미크론 확산 등이 변수다.
황 국장은 “12월 들어서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면서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과거보다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과거에 비해 하락하는 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 국장은 “세계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고 우리나라 반도체 수요 등도 여전히 많기 때문에 코로나 확산 등에 따라 소비가 다소 영향을 받더라도 기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는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성장률과 국민 체감과의 차이에 대해선 “코로나 위기 국면이 지속하다 보니 영업시간 등 제한 조치가 많아서 시장에서 느끼기에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