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서 대학생까지’ 중국 경제 발목 잡은 오만

입력 2022-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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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성공 자축했지만, 오미크론에 위기
역대 최악의 출산율에 GDP 성장도 둔화
올해 경제성장 전망 하향에 미국 추월 시기도 늦춰져
“지나친 자신감, 중국 사회에 나르시즘 분위기 조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9일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경기 회복을 시작했던 중국에 제동이 걸렸다. 경제성장률은 분기를 거듭할수록 둔화했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일부 도시엔 봉쇄령이 내려졌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일방적이고 편협한 정책이 경제 성장을 해칠뿐더러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목표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닛케이아시아는 전문가와 전문연구소 등을 인용해 중국의 지나친 자신감이 자국 경제성장을 망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층의 오만이 대학생들에까지 퍼지면서 전망도 흐려졌다고 짚었다.

칭화대 국제학연구소 소장인 옌쉐퉁 교수는 “2000년 이후 태어난 중국 대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우월감이 강하고 다른 국가를 오만한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그들은 중국만이 정의롭고 다른 국가, 특히 서구권은 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편향적”이라고 꼬집었다.

옌 교수는 대미 강경책을 지지하는 학자로 알려졌지만, 그마저도 현재 중국 엘리트들의 인식을 문제 삼은 것이다.

옌 교수는 “이 같은 사고방식은 미래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세계의 다양성을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이 중국 학생들의 오만하고 무모한 사고방식은 시진핑 체제의 공산당 지도부가 중요시해 온 애국 교육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런 교육은 중국이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억제하고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됐다.

당시 진칸롱 중국 인민대 국제학 교수는 중국 GDP가 2025년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진 교수의 자신감 뒤에는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면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 다롄과 톈진, 시안, 안양 등 주요 도시로 퍼졌고 지난주엔 수도 베이징에서도 감염자가 보고됐다. 이번 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출생아 수는 5년 연속 감소했고 출생률(0.752%)은 건국 이래 최저를 기록하는 등 인구 절벽 문제까지 안게 됐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분기 4.9%에서 더 내렸고 코로나19 피해가 반영되기 시작한 2020년 2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다.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 역시 8.1%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로 2020년 연초 경제활동이 멈춘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컸다. 시장 전망치인 8.4%도 밑돌았다.

이러한 성적은 지난해 상반기 빠른 회복으로 얻은 자신감으로 올해 경제 성장을 가속하려던 중국 정부에 골칫거리가 됐다. 올해도 전망은 어둡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4.8%에서 4.3%로 하향했다. 정부의 획일적인 방역 대책을 문제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경제연구소는 중국의 명목 GDP가 2033년은 돼야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연구소가 예측한 것보다 5년이나 늦춰졌다. 연구소는 중국 정부의 민간 기업 규제 강화로 인한 생산성 둔화와 장기간의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닛케이는 “시 주석이 가을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3선을 목표로 삼은 만큼 ‘성공적인 성과’로 치부된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이제 바꿀 수 없다”며 “시진핑 정부는 지나치게 자신감을 가졌고, 이는 중국 사회에 나르시즘의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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