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ㆍ기아 중국 생산 비중, 사상 첫 10%대로 하락…타 공장은 '반등'

입력 2022-01-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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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중국 공장, 최대 해외 생산 기지 지위 반납…현대차, 지난해 해외 생산량 전년比 7.4% 증가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해외 생산에서 중국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대로 내려앉았다. 양사 중국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해외 공장은 모두 전년 대비 생산량을 늘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18일 이투데이가 양사 생산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ㆍ터키ㆍ중국ㆍ미국ㆍ체코ㆍ러시아ㆍ브라질ㆍ베트남 등 8곳의 해외 생산 공장에서 총 221만4016대를 만들어 판매했다. 이 가운데 중국 공장은 36만565대를 만들며 전체 해외 생산의 16%를 차지했다. 이 비중이 10%대로 내려간 건 사상 처음이다.

현대차 중국 공장은 2002년 준공 이후 빠르게 생산량을 늘려 2009년에는 연간 생산량 57만대를 넘겼다. 현대차 해외 생산 기지 중 가장 많은 완성차를 만드는 공장으로 올라선 시기다. 당시 중국 공장은 현대차 해외 생산분의 37%를 책임졌다. 2013년에는 연간 100만대 생산을 이뤄내는 등 줄곧 최대 생산기지 지위를 유지했지만, 2017년부터 기세가 꺾였다. 해외 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21%로 내려왔다.

▲현대차 중국 베이징 3공장 (사진제공=현대차)

기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ㆍ중국ㆍ슬로바키아ㆍ멕시코ㆍ인도 등 5곳에서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는 기아는 지난해 총 116만1947대를 생산했다. 중국 공장은 전체 해외 생산의 13%를 차지하는 15만1703대를 만들었다. 중국 공장 생산 비중이 20% 이하로 떨어진 첫해다. 중국 공장은 기아가 2002년 해외에 건설한 첫 번째 생산기지다. 기아 해외 생산의 40% 이상을 책임져왔지만, 이 비중은 2017년 29%에 이어 2020년 21%까지 내려앉았다.

양사의 중국 공장 생산 비중이 줄어든 건 2017년부터 지속한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으로 현지 판매가 급감한 결과다. 중국 자동차제조협회(CAAM)에 따르면 양사의 2017년 중국 판매량은 반한(反韓) 감정에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36% 줄었다. 유럽의 고급차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차 사이에서 고전한 점도 생산량 감소에 한몫했다. 이후에도 판매 부진이 지속하자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을 매각했고, 기아는 옌청 1공장 문을 닫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지 생산량 감소를 전환점으로 삼아 중국 사업의 체질을 바꾸려는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시장에 맞게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급 브랜드와 친환경차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중국에 출범했고, G80 전기차를 상하이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5, EV6, 넥쏘 등 주력 친환경 제품군도 선보였다.

▲현대차가 지난해 4월 1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1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 참가해 아이오닉5 등 차량 15종을 전시했다. (사진제공=현대차)

중국을 제외한 양사의 다른 해외 공장은 일제히 2020년 대비 생산량을 늘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고 있지만, 공급망 관리와 철저한 방역으로 전년의 생산 차질을 극복한 결과다. 지난해 현대차는 세계 공장에서 전년보다 7.4% 증가한 221만 대를, 기아는 3.9% 늘어난 116만 대를 생산했다.

현대차는 인도 공장이, 기아는 슬로바키아 공장이 3년 연속 대표 생산 거점 지위를 유지했다. 현대차는 인도 공장에 향후 4년간 4억4000만 달러(약 5230억 원)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고, 현지에 적합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도 7000만 유로(약 950억 원)를 들여 슬로바키아 엔진 공장을 증설하는 등 투자를 지속해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시장을 책임질 생산 기지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된 완성차가 철도를 통해 유럽 대륙으로 탁송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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