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사퇴…막 내리는 범(凡)현대가 2세 경영

입력 2022-01-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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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회장 '광주 참사' 책임지고 사퇴
경영서 물러나 대주주로 책무 지속
몽구ㆍ몽근ㆍ몽준 등도 일선 후퇴
한라와 성우ㆍKCC 등만 2세 경영中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향후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된다. 범현대가의 2세 경영도 점진적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잇단 대형 사고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현대차에 이어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현대산업개발까지 범(凡)현대가 주요그룹의 2세 경영 시대가 점진적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남아있는 2세 경영인은 한라(정몽원)와 성우(정몽선)ㆍKCC(정몽진)ㆍ현대해상(정몽윤) 등으로 줄었다.

17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광주 아이파크 현장 대책에 대해 "안전점검에 문제 있다고 나오면 수(기)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면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좋은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몽규 회장은 붕괴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2일 광주 참사 현장에 곧바로 내려가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 등과 사고 수습 방안 및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후 서울로 돌아와 자택에 머물렀다. 근본적인 사고 수습책과 함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숙고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회장은 이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건설사 경영에서도 손을 뗀다. 회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현대산업개발의 회장직은 유지해 왔다. 주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경영에 관여해 왔다.

그러나 잇단 사고의 심각성을 고려해 현재 맡은 지주사 HDC의 대표이사 회장에서도 물러나는 등 완전한 '경영 퇴진'을 결정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거취 표명과 함께 브랜드 신뢰도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 등도 약속했다.

1962년생인 정 회장은 198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을 지냈다. 국내 첫 고유모델 '포니' 개발을 주도했던,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이른바 ‘포니정’으로 불렸던 고(故) 정인영 회장이 그의 부친이다.

그러나 1999년 현대차의 경영권이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가면서 부친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분리해 독립했다. 이후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 명가'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했다.

반면 이번 사고로 정몽규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범(凡)현대가의 2세 경영도 점진적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등이 일선에서 물러났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현대중공업 회장에서 물러나 '대주주'로 남아있다.

현재 범현대가에서 2세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인물은 △한라그룹의 정몽원 △성우그룹 정몽선 △KCC 정몽진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 등으로 압축된다. 사업 확대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추진 중인 한라그룹을 제외하면, 사실상 재계 주요 그룹사 가운데 현대가의 2세 경영은 막을 내리는 수순이다.

재계 관계자는 "뜻하지 않는 사고로 정(몽규) 회장까지 물러나면서 범현대가 2세들은 운신의 폭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오너십의 부재가 그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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