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게임 관련주들에 악재가 속출하면서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작 게임들이 예상외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대선 후보들을 필두로 확률형 아이템 규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주가 하락률은 HANARO Fn K-게임(-15.85%), KRX게임K뉴딜 지수(-14.2%), TIGER K게임(-15.29%), KBSTAR게임테마(-14.99%) 등 게임 테마 ETF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올해 들어 게임 관련주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컴투스홀딩스는 31.9%가 빠졌고, 크래프톤(-24.6%), 카카오게임즈(-21.8%)도 떨어지는 추세다. 네오위즈홀딩스(-20.15%), 위메이드(-19.5%), 펄어비스(-17.6%), 넷마블(-10%)도 내림세다.
기업별로 보면 컴투스홀딩스는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컴투스홀딩스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07억 원, 영업이익 63억 원으로 각각 33.1%, 70.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새로 출시할 예정인 신작 게임 3개는 국내 규제환경을 감안해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P2E)’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은 일반게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전망이다. 기존 배틀그라운드의 매출이 줄고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의 초반 성과가 기대를 못미쳤다는 평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2.6% 감소하면서 컨센서스를 40% 하회할 전망”이라며 “뉴스테이트가 1월 현재 주요 국가 매출 순위에서 200위권 아래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오딘의 매출이 줄면서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딘의 매출 감소로 4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43.8% 감소, 컨센서스 대비 24.9%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기존 게임들의 매출 감소와 더불어 오딘의 일평균 매출이 3분기 38억 원에서 4분기 15억 원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투자자에 예고없이 암호화폐 ‘위믹스'를 대량 매도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대폭 떨어졌다. 위메이드 측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위믹스 생태계의 배를 가를 이유가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시장에선 여전히 의혹을 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지적됐던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대해 정치권에서 법적 규제안이 추진된 데 이어 대선 후보들이 규제 목소리를 낸 것도 변동성이 커진 요인으로 풀이된다.
대선후보들은 게임의 주 이용자층인 2030의 표심 확보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는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선 경쟁 과정에서 지적되고 있는 게임 정책들이 게임사의 매출과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가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 공약이나 법안이 게임사에 불리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