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러 8시간 마라톤 회담 종료, 우크라 사태 해결 난항

입력 2022-01-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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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기존 입장 되풀이하는 데 그쳐
러시아-유럽 협상 앞서 전초전이었다는 시각도
러시아, NATO·OSCE와 릴레이 회담 예정
OSCE서 별도로 러-우크라 협상도 예정

▲웬디 셔먼(왼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제네바/AP뉴시스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첫 공식 회담을 개최했다. 8시간 마라톤회담에서 양국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지만,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과의 회담도 앞둔 만큼 좀 더 지켜보자는 견해가 우세하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이끄는 러시아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하는 첫 공식회담을 했다.

8시간에 걸친 회의는 양국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회담이 끝난 후 셔먼 부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유용한 토론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병력을 축소할 준비가 됐다는 의사를 전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협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랴브코프 차관 역시 “미국 측이 러시아 제안에 매우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도 “러시아가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데 진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에서 희망이 없는 건 아니었다”며 논의를 계속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미국은 군사 훈련과 미사일 배치를 놓고 양국 모두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고,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유럽 지역에 자국을 향하는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안전 보장과 관련한 확답을 받으려 하고 있다.

이번 회담이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인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늦추는 효과는 있었다는 평도 나온다.

NYT는 “미국으로선 러시아와의 느린 대화라도 우크라이나 침공보단 나을 것”이라며 “외교적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요구를 더 확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쉰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미국과의 회담은 본격적인 유럽과 러시아의 회담을 위한 전초전이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러시아는 13일 브뤼셀에서 나토와, 14일 빈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다시 회담에 돌입한다. OSCE 회담에는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도 참여할 예정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 회담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면서도 “우리가 바라는 건 앞으로 나아갈 길과 과정에 대해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회담은 유럽 전역에서 일주일간 이뤄진다”며 “OSCE 회담과 별도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협상 트랙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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