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덜오른 가치주로”…의약품 관련주 뜰까

입력 2022-01-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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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가 공개한 코로나19 치료 알약의 모습.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AP뉴시스

글로벌 긴축 기조와 금리 상승 우려에 그동안 저평가 됐던 가치주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가는 지난해 주가가 크게 조정받은 의약품 관련주가 올해 병원 정상화 등에 힘입어 재평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가장 높은 섹터는 의약품(50.01)이다. 벤치마크인 코스피가 11.15인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컨센서스상으로 크게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장은 금리 인상에 민감한 성장주 대신 가치주로 관심을 돌리는 분위기다. 금리상승이 주가에 부정적인 성장주는 조정 압력이 커진 반면 저평가된 가치주는 그만큼 영업이익의 상향 조정폭이 높아져 상승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 주가 하락률 상위 종목에는 바이오·제약 업종이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다. 2020년 코로나 여파에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출이 늘었으나 지난해 위드 코로나 이후 거품이 빠졌다는 평가다. 코스피200 종목 중 지난해 의약품 섹터 주가를 보면 신풍제약(-73%), 부광약품(-54%), 녹십자(-53%), 종근당(-51%), 녹십자홀딩스(-49%), 한올바이오파마(-43%), 셀트리온(-43%) 등이 상위권에 꼽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증권가는 올해 코로나19가 점진적으로 약화돼 병원 정상화에 한걸음 다가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약·바이오 섹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같은 경구용 치료제가 보급되는 때부터 제약 및 바이오 섹터의 분위기 전환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병원 내원이 가능해지면 전문의약품 처방이 늘어 전통 제약사 실적 개선과 수술에 필요한 의료장비 공급 재개로 의료장비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각 의료기관마다 임상 히머의 피험자 확보등이 수월해지기 때문에 임상 기관들의 정상화로 각국 바이오텍들의 임상 개시 모멘텀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좋지 못한 제약 업체들의 실적이 낮은 베이스로 인해 올해는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코로나 이후 부각되지 못했던 신약 개발 업체들의 성과가 재평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코스피 의약품 분야 12개월 선행 PER을 종목별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105.95)가 가장 높았다. 이어 한올바이오파마(78.22), 한미약품(41.12), 유한양행(35.58), 셀트리온(35.34), SK바이오사이언스(29.99), 녹십자(27.67) 등 순서로 뒤를 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분기 컨센서스가 소폭 하회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지만 올해도 높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바이로직스는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포 및 유전자 위탁생산(CMO) 사업이 구체화 될 경우 새로운 사업부 가치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높은 벨류에이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가 개발한 재조합 단백질 백신의 보급을 통해 전세계적 집단면역에 기여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부작용이 낮고 냉장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4분기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노바백스와 기존 CMO계약을 추가로 맺으면서 지난해 유럽연합(EU)와 세계보건기구(WHO) 허가한 노바백스 백신이 올해 초 발송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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