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반도체 대란 속 최대 판매 실적 올린 배경은

입력 2022-01-09 17:05수정 2022-01-0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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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판매 93만여대로 역대 최다 기록
전년비 두배 가까이 늘어
그간 부품 공급망 확보 대신 소프트웨어 집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1월 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델Y 생산 착수를 알리는 개회식에서 모델3 이미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반도체 대란에도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테슬라의 생산확대 비결이 됐다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가 반도체 대란에도 차량 출하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자체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소개했다. 테슬라 소프트웨어가 대체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정 가능해 반도체 공급 부족 위기를 넘겼다는 설명이다.

이달 초 테슬라는 지난해 인도한 차량 수가 전년 대비 87% 급증한 93만6172대라고 밝혔다.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9만7000대)를 웃도는 것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는 지난해 반도체 부족 사태로 생산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던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과 대조되는 결과다.

테슬라는 판매 신기록 비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대체품을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꼽는다. 공급망 문제로 조달이 어려운 부품이 발생하면, 이를 대체하는 부품을 사용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정하는 기술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해 5월 북미에 납품되는 ‘모델3’와 ‘모델Y’에서 레이더 센서를 없애는 대신 카메라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의 차량 통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외부 공급업체에 의존하는 경쟁업체와 달리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 코드를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앞서 2014년부터 파나소닉과 함께 기가팩토리를 지어 배터리 공급 확보에 힘쓴 것도 판매 고공 행진의 비결로 거론된다.

모리스 코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명예교수는 “실리콘밸리 태생인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를 외주를 주지 않고 자체 코드를 만든다”면서 “그들은 공급이 부족한 칩을 다른 칩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코드를 다시 짰지만, 다른 경쟁업체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코엔 교수는 “테슬라가 소프트웨어를 조정함으로써 운명을 통제했다”고 표현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자동차 업계는 “제조업의 상당수 문제가 회사 자체적으로 부품을 만드는 데서 비롯된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주장에 코웃음을 쳤다. 머스크는 모든 부품 생산을 컨트롤 할 수 없으니 이 부품을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은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하다가 공급망 혼란이 촉발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기에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NYT는 짚었다.

최근 경쟁사들도 자동차가 엔진과 변속기 등 하드웨어 성능에서 첨단 디지털 기기로 정의되는 시대로 변화함에 따라 자동차 컴퓨터 시스템 제어 분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에 메르세데스벤츠는 신차 모델에 탑재되는 반도체 칩 수를 줄이되, 표준화된 반도체를 늘리고 자체 소프트웨어 코드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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