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혼술'·'홈술' 늘었다… 작년 술·담배 지출 51년 만에 최대

입력 2022-01-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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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12조7556억 원, 국민 술과 담배 사는 데 소비
코로나19로 외부활동 제약… 우울감도 원인

(출처=이미지투데이)

30대 직장인 박 모씨는 요즘 집에서 마시는 술이 늘었다. 편의점 1만 원짜리 맥주 4캔은 퇴근길 필수품이 됐다. 와인, 막걸리 등 주종을 가리지 않고 술을 쟁여 놓는다.

박 씨는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회사 동료나 친구들과 밖에서 술 먹는 일이 줄었다”며 “재밌는 일이 없다 보니 집에서 TV를 보면서 술 마시는 게 취미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술과 담배 지출액이 51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단적 피로와 우울감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및 집합금지 조치로 영업장 내 취식 금지가 ‘혼술(혼자 술 마시기)’·‘홈술(집에서 술마시기)’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1~3분기 누적)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 가운데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은 12조7556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했던 2020년 같은 기간 12조5926억 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51년 동안 가장 높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봐도 작년 3분기 전국 가구의 월평균 지출액 가운데 주류·담배 소비액은 4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가량 늘었다.

특히 술을 사기 위한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류 지출은 2만 원으로 같은 기간 12.3% 증가했고 담배 지출은 전년과 같았다.

국민이 술과 담배를 사기 위해 쓰는 돈이 늘고 있는 데에는 팍팍해진 경기가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 그림자가 드리우던 1997년 1분기에는 술과 담배에 1조6895억 원이 쓰여 한 해 전보다 20%나 지출액이 급증했다. 그해 2분기에도 1년 전 대비 18.6% 늘어난 1조6930억 원이 술과 담배를 사는 데 쓰였다.

반면 오락·스포츠 및 문화 등 여가활동에 쓴 돈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3분기 오락·스포츠문화 소비지출은 14조4403억 원이었다. 2분기(14조4317억 원)와 비슷한 수준인데,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16조7147억 원)와 비교하면 한 분기 동안 쓴 돈의 규모가 2조 원가량 적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오락과 스포츠문화 성장으로 매년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쓰는 상황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015년 수준인 14조 원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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