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재계 신년사 핵심 키워드는 혁신, 그리고 ‘고객’

입력 2022-01-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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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혁신기술, 고객 일상으로"
LG그룹 구광모 4년 연속 '고객 만족' 방점
LG 주요 계열사 '고객'을 신년사 전면 제시
삼성전자 "우리 근간은 '고객' 지향한 혁신"

재계 주요기업이 2022년 신년 메시지를 통해 어느 때보다 ‘고객’이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업 다각화와 고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경쟁력' 확보가 절실해졌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혁신과 디지털의 중요성도 내세웠다.

3일 재계 주요기업은 총수와 최고경영자 이름으로 신년 메시지를 냈다. 이를 통해 혁신과 디지털을 강조하는 한편, 하나같이 “고객”을 전면에 내세워 관심이 쏠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동안 기울여온 노력을 가시화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먼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 메시지를 통해 “혁신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메타버스(Met averse)의 ‘라이브 스테이션(Live Station)’ 무대에 등장한 정 회장은 혁신과 디지털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전달한 메시지의 본질은 ‘고객 우선'이었다.

정 회장은 "우리가 그동안 신성장 분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과 같은 미래사업을 구체적으로 고객에게 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대차그룹이 전사적으로 준비 중인 미래 차와 미래 기술을 고객이 체험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를 가상공간이라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선보인 점도 눈길을 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4년 연속 "고객"에 방점을 찍었다. (사진제공=LG그룹)

지난 연말, 일찌감치 2022년 메시지를 공개한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4년 연속 ‘고객’을 외쳤다.

구 회장은 지난달 20일 공개한 영상을 통해 “임직원 모두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취임 후 2019년 첫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한 이후, 4년 연속 '고객'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LG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역시 혁신을 앞세워 ‘고객 만족’을 전면에 내세웠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고객에게 신뢰받고 나아가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바로 임직원 여러분”이라며 “임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은 회사,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도록 더욱 힘써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우리 사업의 나침반이자 ‘본질’은 바로 ‘고객’이라며 “고객 없이 LG화학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고객 가치 기반으로 삶의 혁신과 LG디스플레이의 재도약을 이뤄가자”라고 당부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우리만 할 수 있는 ‘고객 경험 혁신’에 집중하자”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구광모 회장이 던진 LG그룹의 메시지와 일맥 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고객을 지향하는 기술의 혁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이라며 최고의 고객 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최고경영자 명의의 신년 메시지를 전달하며 ‘고객’에 방점을 찍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고객을 지향하는 기술의 혁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이라며 최고의 고객 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임직원에 당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별도 신년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다만 미국과 중동 출장 등을 다녀온 이 부회장이 새해 글로벌 주요 사업장 현장점검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추구할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기업이 내놓은 신년 메시지 가운데 ‘고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등장한 단어가 ‘혁신’이다. 기술개발부터 조직문화까지 기업의 체질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는 일상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대전환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며 “기존 주력 사업 역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구성원 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한다. 직급ㆍ직책이 주는 심리적 부담감을 없애고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가능한 ‘수평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권영수 부회장 역시 이날 “앞으로 제게 편하게 ‘권영수 님’이라고 불러 줬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직 문화 혁신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앞으로 10년의 사업 환경은 과거와는 상상 이상으로 다르다"면서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그룹 주요 계열사도 ‘혁신’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혁신으로 탄소 중립 달성”을,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소통을 통해 공감과 실행력이 높은 실질적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새해 주요 기업 모두 혁신을 발판삼아 고객 만족을 끌어내겠다는 계획을 공언했다.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목표지만 추진 과정에서 혁신과 디지털 소통을 방향성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010년대 들어서 주요 기업이 전통적인 성장동력 이외에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새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시장진입 초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과 고객사를 강조하는 일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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