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 글로벌 물류대란 새 변수…20만 명 선원, 바다에 발 묶여

입력 2021-12-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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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외항선원 150만 명 중 백신 접종 완료는 4분의 1 불과
“선원 이동 막으면서 화물 이동 정상화 바라는 이율배반적 상황”
오미크론에 글로벌 56개국 여행 제한 강화

▲독일 함부르크항 전경. 함부르크/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이 글로벌 물류대란을 더 악화시킬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선원들이 수십 만 명에 이르는 가운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각국 항만의 검역 강화 등으로 해운업계가 선원 교체를 제때 하지 못하면서 약 20만 명 선원이 바다에 발이 묶인 상태라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국제해운회의소(ICS)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ICS에 따르면 육지에 올라오지 못하고 선박에 계속 머무르는 선원 수는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에 약 40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그 수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절반이 바다에 발이 묶여 있다.

가이플래튼 ICS 사무총장은 “오미크론으로 인해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항로에 새 제한이 가해졌다”며 “프랑스 정부가 영국발 입국 제한을 하면서 두 나라 사이의 상품 이동도 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규제들이 공급망을 방해하고 있다”며 “운송 근로자는 통과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세계 외항선원은 150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해운업계와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이들 선원 중 약 4분의 1만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미크론 출현에 세계 각국 정부들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새로운 여행 제한을 시행하면서 선원들의 원활한 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많은 항구에서는 선원들이 감염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7~10일을 기다려야 한다. 한편 교대를 위해 각 항구도시로 향하는 선원들도 국경에서 발이 묶이고 있다.

500척 이상 선박을 운영하는 싱가포르 선박관리·선원용역업체 시너지그룹의 라제시 우니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변이가 있을 때마다 국경이 폐쇄된다. 정부가 선원들의 이동을 막으면서 화물이 정상적으로 이동하기를 바란다”며 “오미크론 출현으로 56개국에서 여행 제한을 강화했고 교대를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발한 일부 선원들은 호텔에 격리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과 싱가포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네덜란드, 벨기에 등 전 세계 대형 관문에서 정기적으로 선원 교체가 이뤄진다. 그 규모는 매월 15만 명 이상이다. 이런 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그만큼 전 세계 물류망의 원활한 움직임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

국제 해운을 규제하는 유엔 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는 “선원 교대 불가능이 현재 해운 사업자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며 “각국 정부는 선원들을 글로벌 공급망의 필수 근로자로 인식하고 여행 제한에서 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그리스 정부 고위 관리는 “우리나라와 미국, 인도네시아 등이 선원을 필수 근로자로 인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국경을 넘어 이런 조치를 조정하는 것이 어려워 진전이 더디다”며 “많은 항구와 공항 등에서 선원들의 이동을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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