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대표단 안 보낸다”...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합류

입력 2021-12-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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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관방장관 “정부 대표단 보낼 예정 없어”
‘외교적 보이콧’으로 표현 안 했지만 미·일·호주·캐나다 등에 합류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도쿄/AP뉴시스

일본 정부가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사실상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미국 동맹국의 외교적 보이콧 행렬에 동참했다.

24일(현지시간) NHK방송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올림픽·패럴림픽에 정부 대표단 파견은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자국 선수 격려 차원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년 평창올림픽 등에 참석했던 스포츠청 장관도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불참키로 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엄격한 행동 제한 등을 고려할 때 선수를 만나 격려를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마쓰노 관방관은 "우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올림픽·패럴림픽 취지와 정신에 근거해 평화의 축제로 개최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참의원 의원인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야마시타 야스히로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 모리 가즈유키 일본패럴림픽위원회(JPC) 회장이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선수를 비롯한 일본의 대표단은 예정대로 올림픽에 참가할 전망이다.

마쓰노 장관은 정부 대표단 파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국제사회의 불변적 가치인 자유, 기본적 인권의 존중, 법의 지배가 중국에서도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일본의 이런 입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중국에 직접 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징 올림픽에 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은 이런 점도 종합적으로 감안해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쓰노 장관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번 방침에 대해 '외교적 보이콧'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하지만 닛케이 등 주요 외신은 일본이 사실상 미국에 이어 영국, 호주, 캐나다에 이어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지난 6일 베이징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하며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고심 끝에 미국이 주도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사실상 동참한 데는 집권 자민당 내 강경파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방침이 미국 등이 선언한 외교적 보이콧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특정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 않으며 미국 정부의 발표에도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베이징올림픽은 개최 전부터 위상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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