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 피고인들 모두 혐의 부인…‘정영학 녹음파일’ 두고 신경전

입력 2021-12-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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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 (뉴시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대장동 4인방’ 가운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두 번째 재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과 김 씨, 남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피고인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결정 집행은 성남시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성남시에 손해를 발생하게 했다는 것은 (검찰 측의) 이치에 맞지 않다”며 “배임의 공모나 배임 행위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3억50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도 부인한다”고 했다.

김 씨 측 변호인도 “(공소 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했다. 재판부가 “유 전 본부장이 업무에 위배된 사실이 없으니 함께 무죄라는 것인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구체적인 행위를 한 것이 없다는 것인지”라고 묻자 “두 가지 다 해당된다”고 답했다.

남욱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남 변호사가 공모에 어떻게 가담했고 언제 공모했는지, 남 변호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했는지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어를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과 변호인은 ‘정영학 녹취록’의 녹음 파일 열람 복사를 두고 설전을 이어가기도 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에 대한 것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내용도 불가분적으로 같이 녹음돼 있어 유출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열람은 허용하지만 등사는 이같은 이유로 어렵다”고 밝혔다.

김 씨 측 변호인은 “녹취록을 검토해야 나머지 진술 증거를 준비할 수 있다”며 녹음 파일 제공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공소 유지를 위한 중요한 증거”라며 “(녹취록 제공) 필요성이 있으니 서로 협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씨 등과 함께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 원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176억 원의 시행 이익을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김 씨로부터 5억 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으로부터 3억 5200만 원의 뇌물을 받고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700억 원 가량을 받기로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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