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깔리는 전기차 시장, ‘1년 내내 부진’ 현대차 주가 회복할까

입력 2021-12-23 14:46수정 2021-12-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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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가 울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올해 내내 부진했던 주가가 내년에 상승 전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미국 정부가 자동차 연비 기준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등 ‘전기차 패러다임’ 전환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내년 초 현대차의 구체적인 전기차 판매 전략이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22일 기준 20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8만 원대를 돌파했던 올해 초에 비해 많이 내려온 수준이다.

올해 현대차는 지난 1월 11일 28만9000원 고점을 찍은 후 주가가 줄곧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4월 6만500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올해 초까지 대단한 상승 랠리를 이어갔던 점과 비교하면 올해 내내 주가가 부진했던 셈이다. 실적은 양호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부족 등 공급망 차질이 번번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올해 영업이익은 주가와 달리 좋았다. 증권가에선 올해 영업이익이 기대에 부합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올해 현대차가 7조 원이 넘는 연간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4년 7조5500억 원 이후 7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이에 증권가의 눈은 전기차 시장 패권 다툼이 벌어질 미국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전기차 전환 가속화를 위한 판을 깔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23년형 차종부터 연비 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여 2026년까지 1갤런당 평균 55마일(약 88.51km)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기업들은 새 기준에 맞추려면 2026년까지 미국 신차 판매의 5분의 1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로 바꿔야 하게 됐다.

향후 현대차 주가도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전략이 성공할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도 이에 호응, 지난 22일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 본격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판매 목표를 2025년 100만대에서 2026년 170만 대로 상향하고, 미국내 전기차 공장 건설 위해 약 74억 달러(8조8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다리던 전기차 판매 목표치 상향에 더해 구체적인 미국 공장 투자 계획도 내년 중 발표될 전망”이라며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 본격화로 업종 주가 상승 전환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관건은 내년에 발표된 구체적인 계획에 달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시장 발맞추지 못하면 기업 가치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증권가는 이미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평가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기준점으로 삼는 추세다. 현대차의 주가도 경쟁사 대비 기존 내연기관 라인을 얼마나 빨리 전기차 라인으로 바꿀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서 현대차의 기존 목표인 100만대로는 기존 점유율 목표인 8~10%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내년 초 현대차가 얼마나 구체적·공격적이고 현실적인 전기차 전략을 공개하느냐에 따라 자동차 업종의 주가와 미래 경쟁력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발표된 탄소중립을 위한 비전의 구체적인 이행 전략과 상향된 전동화목표, 예정된 북미 전기차 투자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주가회복의 트리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초 투자자의 날(Investor Day)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지가 주가회복의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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