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미국도 인구절벽 비상, 증가율 ‘120년래 최저’

입력 2021-12-22 16:16수정 2021-12-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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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올해 7월 인구 증가율 0.1% 그쳐
1937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 미달
“노쇠화된 유럽처럼 될 수 있어”

▲사진 출처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인구가 작년 7월 이후 1년간 불과 39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저치다. 이마저도 자연 증가분보다 해외 이민자 수가 더 많았다. 인구절벽 경고음이 커지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작년 7월 이후 올해 7월까지 미국 인구는 39만2665명 늘어 총 3억3190만 명을 기록했다. 직전 동기 대비 성장률이 0.1%에 불과했다. 인구조사국이 연간 인구 추계를 시작한 1900년 이후 약 120년 만의 최저치다. 또한 1937년 이래 처음으로 인구 증가가 100만 명에 못 미쳤다.

뉴욕주가 1.6%, 일리노이가 0.9%, 하와이가 0.7% 각각 줄어드는 등 17개 주에서 인구가 감소했다. 지난해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한 캘리포니아주는 이번에도 0.7% 줄었다.

출생자에서 사망자를 뺀 자연 증가분은 14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유입 인구에서 유출 인구를 제외한 순유입은 24만5000명 증가했다. 해외 이민자 수가 자연 증가분을 앞지른 것이다. 이 또한 역사상 처음이다.

미국 인구의 사상 최저 증가 배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목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가 예년보다 많았던 반면 출산율은 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꾸준히 감소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망자가 큰 폭 증가하면서 인구 증가율에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2015년에는 출생자 400만 명, 사망자가 270만 명이었던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출생자와 사망자가 각각 358만 명, 343만 명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케네스 존슨 뉴햄프셔 인구학 교수는 “조사 기간 전체 주 가운데 절반에서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았다”며 “코로나가 어려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고령화로 사망률이 늘고 출생률 저하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인구 증가율은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서 “인구변화 충격은 대학 등 학교 시스템으로 퍼져 궁극적으로 노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이 유럽처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노쇠한 유럽처럼 사회와 경제 전반에서 활력을 잃을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다.

해외 이민자 유입 감소도 타격을 줬다. 순유입 규모가 예년(47만7000명)의 절반에 불과했다. 2016년에는 해당 수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민 규제를 강화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민이 감소한 영향이라는 평가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선임연구원은 “팬데믹을 극복하면 사망자가 감소하겠지만 인구 증가율이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젊은 층의 이민을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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