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안 받아요” UAE, 코로나 시대 외국인 피난처로 각광

입력 2021-12-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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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받지 않고 코로나19 안전 지대로 인기
두바이 부유층, 6개월 새 2000명 늘어
10년 체류 비자 발급에 외국인 기업 소유 규제 완화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해안 너머로 1월 29일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할리파가 보인다. 두바이/AP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외국인들의 새로운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지난 2년간 쏟아부은 경기부양책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소득세 인상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UAE는 소득세를 전혀 받지 않아 인기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득세를 받지 않고 코로나19 규제도 상대적으로 느슨해 수천 명의 대부호가 이주하고 있다면서 UAE를 집중 조명했다.

UAE의 시내 레스토랑과 호텔은 현재 외국인들의 유입으로 연일 만원이며, 거주 목적으로 방문한 외국인도 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열린 일자리 박람회에는 구직하려는 외국인 노동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간 외국인들이 거주하기 좋은 도시로 싱가포르와 홍콩, 뉴욕 등이 거론됐지만, 싱가포르는 외국 여행객에 대한 엄격한 격리 조치를 펼치고 있고 홍콩은 중국과의 정치적 혼란에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유럽은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 결과 두바이에 거주 중인 부유층 인구는 지난해 12월 5만2000명에서 올해 6월 5만40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두바이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낸 영국 부동산 사업가 스콧 드러먼드는 최근 포르투갈과 영국에서 영위하던 자신의 사업 일부를 두바이로 옮기기로 했다. 그는 “유럽 전역에서 사업이 폐쇄됐지만, 두바이는 완전히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에선 기다려야 했던 백신 접종도 두바이에서 받을 수 있었다”며 “‘노마드워커(어디서나 일하는 사람들)’를 위한 할인 제도가 있는 5성급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해변에서 2017년 8월 7일 시민들이 비치발리볼을 즐기고 있다. 두바이/AP뉴시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UAE는 토후국별로 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가 있지만, 연방 차원의 조세제도는 없다. 두바이와 아부다비에도 조세제도는 있지만, 실행은 하지 않고 있다.

나아가 UAE는 외국인들에게 10년 장기 체류 비자를 발급하고 있고 외국인의 기업 소유권 취득을 수월하게 하는 법안도 마련했다. 외국인은 알코올 면허를 소지하지 않아도 음주할 수 있으며 마리화나가 함유된 제품을 휴대하는 것도 합법이다. 최근엔 외국인 인기가 높아지면서 당국이 이들을 위한 새로운 법안도 제정 중이다.

이 같은 이유로 두바이에서 활동 중인 한 외국인 개인 자산 전문 변호사는 “두바이는 자리 잡은 다른 글로벌 도시들과 경쟁하기에 지금이 절호의 기회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안전 지대라는 인식도 외국인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UAE는 1월만 하더라도 하루 확진자가 약 4000명에 달했지만, 최근 몇 주 동안은 100명을 밑돌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90%로 전 세계에서 매우 높은 편에 속하면서도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효과를 보고 있다. 그 결과 10월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는 “UAE는 위기를 극복했고 일상생활로 돌아간다”고 선포했다.

외국인 노동력과 부의 유입은 UAE 경제도 활성화하고 있다. WSJ는 “IHS마킷에 따르면 10월 UAE의 비석유 경제는 2019년 6월 이후 가장 건전한 상태”라며 “고용수준은 11월까지 5개월 연속 늘었고 사업 면허 발급은 연초 대비 70% 가까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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