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떠받친 자사주 매입…ETF도 인기 폭발

입력 2021-12-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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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자사주 매입 277조원으로 사상 최대치
4분기도 기록 경신 기대
올 들어 S&P500 지수 25% 상승
글로벌 EFT 유입액 사상 첫 1조 달러 돌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에 열중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S&P500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막대한 유동성과 함께 지수를 떠받친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S&P500이 잇달아 기록을 경신하면서 지수를 주총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들썩이고 있다. 올해 ETF 시장 유입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P500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2345억 달러(약 277조 원)로 집계됐다. 종전 기록(2018년 4분기 2230억 달러)을 경신하고 사상 최대치 기록을 세웠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작년 1분기 1990억 달러에서 같은 해 2분기 887억 달러로 반 토막 났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두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영향이다. 감소했던 자사주 매입은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올해 2분기 1990억 달러로 복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증시의 기록적인 상승 배경으로 정부의 재정·통화정책,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과 함께 자사주 매입을 꼽는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 부양 효과를 낳는다. 투자 심리도 개선된다. 자사주 매입을 경영진의 자신감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25% 상승했으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60회 이상 갈아치웠다.

앤 위크랜드 이스털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자사주 매입은 장기 전망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시장은 경영진들이 자사주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는 데 안도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번 4분기 자사주 매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P다우존스의 하워드 실버블랫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액이 236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또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업들이 현금을 투자에 쓰지 않고 자사주 매입에 쓴다는 비판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2조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지출 법안에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에 1%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한편 올해 뉴욕증시의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ETF 시장으로도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WSJ는 투자정보사 모닝스타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세계적으로 EFT에 유입된 투자금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11월 기준 이미 지난해 총액인 7357억 달러를 넘어섰다. 신규 투자금 유입과 자산가치 상승으로 글로벌 EFT 자산 총액은 9조5000억 달러로 불어났다. 2018년 대비 두 배 규모다.

뱅가드그룹의 EFT·지수상품 분야 대표인 리치 파워스는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극심한 상황”이라며 “더 많은 투자자가 지수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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