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까지 잘라버린 중국의 기업 규제...유니콘 기업 유럽에 추월당해

입력 2021-12-0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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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니콘 기업 올해 총 300개...유럽 321곳에 밀려
벤처투자액도 올해 9월 기준 중국 450억 vs. 유럽 770억 달러
중국 규제로 몸살…안정적 창업 환경 유럽 부각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2016년 3월 1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유럽이 유니콘 기업 기준으로 중국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당국이 각종 규제로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킨 사이 유럽이 미국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중국을 앞지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벤처캐피탈 아토미코의 분석자료를 인용해 올해 중국의 유니콘 기업은 26개 늘어나 총 300곳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한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 유니콘 기업은 98곳 늘어나 총 321개사를 기록했다. 미국은 이보다 훨씬 많은 384곳의 스타트업이 새로 탄생하며 총 1178곳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유럽은 유니콘 기업 수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 투자 자금 유치 부문에서도 중국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까지 중국은 450억 달러(약 53조 원)의 벤처투자금을 유치해 지난해 전체 520억 달러에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유럽은 같은 기간 770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지난해 전체 유치 금액(480억 달러)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여전히 유럽보다 대규모 기술기업들을 보유하고 있고, 내수시장 역시 유럽보다 훨씬 크지만, 올해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자국 기술기업들에 규제 압박을 키우면서 신흥기업들의 설 자리도 좁아지게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100주년인 올해 ‘공동부유’와 국가 안보를 내세운 것이 IT기업들에 대한 규제 압박 배경이다. 급기야 중국은 최근 자국 기업들의 해외 증시 상장을 사실상 차단하면서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날개를 꺾었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 내 스타트업이 규제로 몸살을 앓자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창업 환경에 있는 유럽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렸다. 유럽 각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역내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왔고, 현지 대학들에서는 기술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과학, 엔지니어링 분야 졸업생들이 늘어났다. 여기에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유럽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유럽의 인재 풀을 활용하기 위해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대서양을 가로질러 유대관계를 형성했다. 또 미국보다 유럽 스타트업이 일반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은 것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톰 웨마이어 아토미코 파트너는 “투자자들은 불확실성과 싸운다. 유럽의 예측 가능성이 중국의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대비돼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점으로 떠올랐다”며 “유럽의 안정성은 건강한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훌륭한 토대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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