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영어 감점폭 커진 대학 유의해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10일 배부된다. 정시는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자신의 과목별 점수에 맞게 최선의 지원 대학 조합을 짜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22학년도 수능에서 EBS 연계율이 낮아지면서 지난해 비해 1~2등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수험생이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다. 이에 입시전문가들은 정시에서 자신의 영어 등급에 따라 지원 전략을 잘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7일 진학사에 따르면 대학이 정시에서 영어 등급을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반영 비율에서 배제한 채 총점에 가산이나 감산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 대학은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반면 전형 총점에 가·감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인문·자연계열 기준으로 가톨릭대(간호·약학·의예),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KC대, 전북대, 충남대 등이다.
하지만 가·감점 방식을 적용하는 대학 간에도 대학마다 등급별로 부여하는 점수가 다르고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포함하는 대학들도 저마다의 환산 점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이분화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서울대는 수능 점수 산출 시 영어를 제외한 국어·수학·탐구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해 총점 600점 만점으로 계산한 뒤 영어 등급별로 총점에서 일정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3등급부터는 전년도에 비해 감점 폭을 늘렸으나 1, 2등급 간 점수 차이는 0.5점으로 미미하다. 고려대 역시 감산 방식을 적용하는데, 총점 1000점에서 영어 2등급은 3점을 감점한다. 전년도에는 2등급의 경우 1점만 감점했는데 이보다 영향력이 커졌다.
반면 연세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인문계열은 16.7%, 자연계열은 11%로 영어를 포함한다. 영어 1등급은 100점, 2등급은 95점을 반영하지만 대학의 수능총점인 1000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등급과 2등급의 점수 차는 인문계열이 8.3점, 자연계열이 5.6점에 이른다. 지원자들의 수능 점수 편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어 2등급 이하인 수험생이 지원하기에는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영어 2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연세대보다는 고려대 지원을 더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낫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부터 영어 영역 반영 방법이 전년도와 달라진 곳들도 해당 내용을 미리 파악해둬야 한다.
앞서 언급한 고려대와 서울대가 전형 총점에서 영어 등급에 따라 점수를 감점하는 대표적인 대학이다. 두 대학 모두 영어 등급 간 감점 폭이 상당히 적어 정시에서 영어의 영향력이 매우 적었는데, 올해는 전년도 대비 등급 간 차이를 소폭 확대했다. 이에 영어 성적이 3등급 이하인 수험생의 지원은 예년에 비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립대는 영어를 25% 반영한다. 올해 자연계열의 영어 반영비율을 높이면서 인문계열, 자연계열의 영어 등급별 배점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인문계열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변동이 미미하지만 자연계열의 경우 3등급부터는 불리해졌다.
중앙대는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영어 등급별 가산점을 부여하는데, 전년도에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가산점을 다르게 했지만 이번 연도에는 동일하게 적용한다. 기존에는 인문계열의 등급별 점수차가 자연계열에 비해 더 컸지만 올해에는 인문계열도 자연계열과 같은 점수를 부여하면서 인문계열에서 영어의 영향력이 소폭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부분 대학에서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하지만 모집요강에 제시된 영어 등급별 점수가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해당 점수를 바탕으로 대학별 전형총점에 따라 환산되기 때문에 반드시 대학의 점수 산출 방식에 따라 정확히 계산해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