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시장 뚫을 K바이오 줄줄이 대기

입력 2021-12-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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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 연구·개발(R&D) 꿈이 무르익고 있다. 내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허가가 가시화하면서 우리 기술력으로 개발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탄생이 기대된다.

8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내년에 미국 등 주요국의 신약 허가를 받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항암제를 비롯해 면역글로불린 제제, 보툴리눔 톡신, 백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약품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K바이오의 R&D 능력을 확인시킬 것으로 보인다.

美FDA 허가 '고지가 눈앞'…한미·유한·녹십자 대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서 대규모 기술수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던 한미약품은 몇 차례 고배 끝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근접했다.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지난 6일(현지시간) 한미약품이 개발한 폐암 혁신신약 '포지오티닙'의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했다. 포지오티닙은 FDA 패스트트랙에 지정됐기 때문에 허가 신청 검토 기간이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지난달 국내 발매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도 FDA 허가에 재도전한다. FDA는 올해 8월 보완요구서한(CRL)을 보내 제조시설의 결함을 지적했다. 약물의 안전성이나 효능 등 품질 관련 이슈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겹경사를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얀센의 FDA 허가 이중항암항체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 투여로 FDA 조건부허가 가시권에 진입했다. 2018년 얀센에 1조4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지 4년 만이다.

얀센은 9월 유럽종양학회(ESMO 2021)에서 기존 치료제(타그리소) 복용 후 내성이 생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객관적반응률(ORR) 41%란 고무적인 성과를 공개했다.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는 올해 예상 매출액이 6조2000억 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로, 렉라자가 상업화에 성공하면 그만큼 시장성이 크다.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제제 'GC5107'(국내 제품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의 FDA 품목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81억 달러(약 9조6000억 원) 규모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약가는 국내보다 4~5배 높게 형성돼 있어 진입에 성공하면 높은 수익성을 실현할 수 있다.

R&D 능력 키운 K바이오…톡신부터 백신까지 글로벌 진격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세계 시장 침투도 속도를 낸다. 중국과 유럽에서 '레티보'의 승인을 받은 휴젤은 미국 허가를 노리고 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FDA 허가를 획득하고, 하반기 현지에 출시하겠단 계획이다. 이대로 실현되면 휴젤은 글로벌 '빅3' 시장에 모두 진출, 해외 매출 비중 80%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에 다가선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미국에 이어 중국 시장에 침투한다. 지난 7월 중국 임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했으며, 내년 품목허가를 받고 현지에 출시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선진 시장 진출이 예정돼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10월 유럽과 미국에 'CT-P16'의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CT-P16은 결장직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의 바이오시밀러로, 베바시주맙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7조7000억 원에 달한다. 아바스틴은 이미 각국 물질특허가 만료돼 허가를 받는 대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출시는 내년 K바이오의 중대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3상 중간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국내 허가를 받고,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과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를 차례로 획득할 계획이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GBP510을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상용화되면 회사의 자체 생산·공급 물량 외에도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수억 회분이 전 세계에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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