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재용 부회장, 오늘밤 중동 출장… '신시장 개척'·미래 준비' 박차

입력 2021-12-06 14:58수정 2021-12-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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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장 후 12일만…꾸준한 해외 출장 통해 신성장 동력 모색

(조현호 기자 hyunh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밤 중동 출장길에 오른다. 지난달 24일 열흘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 12일 만이다. 중동 지역 주요 국가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신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관계부처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에 출석한 후 곧바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데 이번 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로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다음 공판 기일(16일)까지 9일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해외 출장에 나섰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는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원급 등 기업의 필수 인력'에 해당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도 '기업인 패스트트랙'을 정부 기관에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사법 리스크·코로나19 재확산 속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 나서

이번 중동 출장은 이 부회장이 지난 미국 출장에서 돌아와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말한 엄중한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이번 중동 출장을 통해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4차 산업혁명기에 새로운 도약을 추진 중인 중동 국가들과의 교류를 확대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5년 만에 미국을 찾아 열흘 동안 구글, MS, 버라이즌, 모더나 등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잇따라 만나 협력 강화 및 미래사업 전략 등을 논의하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일각에서는 매주 한 번씩 열리는 재판 출석 등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사법리스크로 인해 경영 활동에 제약이 큰 만큼, 이미 끝난 재판만이라도 과감하게 사면을 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신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위축되지 않고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와 총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된다.

중동에서의 새로운 사업 기회 개척 주도

이재용 부회장은 중동의 정상급 리더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G 및 IT 미래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곧이어 한국을 찾은 빈 자이드 왕세제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초청해 5G 통신을 시연하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과 빈 자이드 왕세제는 신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심도 있게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9년 6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를 승지원에서 만나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이병철 선대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삼성의 핵심 의사결정이 이뤄진 곳에서 회동할 만큼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재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삼성과의 협력을 얼마나 크게 기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사우디 측은 이 부회장이 제시해 온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비전에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승지원까지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같은 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에도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야드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이 부회장은 사우디 내 △기술 △산업 △건설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 중동 지역 중요성 강조… 현장 근로자도 격려

이재용 부회장은 중동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강조하며 시장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 6월 삼성 사장단과 회의를 하고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9월에는 사우디로 출장을 떠나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현장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추석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음

현장에서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며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어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기회가 될 때마다 해외를 찾아 최신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동안 해외를 찾지 못한 만큼 이 부회장이 재판 공백을 이용해 틈틈이 해외를 찾아 네트워크를 복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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