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장 후 12일만…이달 말에도 출장 가능성
'뉴삼성'을 위해 그동안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과 신사업 모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관계부처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에 출석한 후 곧바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데 이번 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로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다음 공판 기일(16일)까지 9일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해외 출장에 나섰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는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원급 등 기업의 필수 인력'에 해당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도 '기업인 패스트트랙'을 정부 기관에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출장길에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찾아 그동안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하는 한편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두바이를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안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동하며 정보통신(IT), 5G 등 분야 협력 논의했다.
이어 그해 9월에는 추석 연휴를 이용해 사우디의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당시 그는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와 만나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2일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사우디 투자부(MISA)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우디의 국가혁신 전략에 맞춰 에너지, 도시, 인프라 개발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도 중동 고위층을 만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중동을 방문한 뒤 유럽을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노광장비회사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 기술 책임자(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돌아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봐서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기회가 될 때마다 해외를 찾아 최신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동안 해외를 찾지 못한 만큼 이 부회장이 재판 공백을 이용해 틈틈이 해외를 찾아 네트워크를 복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