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인플레 촉진 vs. 억제…시장, 엇갈리는 견해

입력 2021-12-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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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수익률, 억제 따른 금리인상 속도 둔화 관측에 하락
“델타 변이 때 물가 상승 압박 커져”
유로존 CPI 상승률 사상 최고치 등 인플레 심화
최악의 상황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주사기가 주식 그래프와 오미크론 단어 앞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이 인플레이션 촉진과 억제 중 어느 쪽으로 작용할지 시장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오미크론이 공급망 혼란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물품이나 에너지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이로 인해 소비가 감소한다면 인플레이션 하락 압박이 될 수 있다고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특히 최근 오미크론 파동이 어느 쪽으로 향하든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책 금리의 영향을 받기 쉬운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25일 0.64%에서 현재 0.56%까지 떨어졌다. 오미크론에 따른 물가 상승세 둔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오미크론이 어느 지역에서 확산할지에 따라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이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의 오타 도모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서구권은 자동차나 비행기에서 소비되는 휘발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원유 가격이 하락해 인플레이션은 억제될 것”이라며 “반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감염이 확대되면 공장이나 항만 노동자가 취업할 수 없게 돼 공급망 병목 현상을 심화시켜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델타 변이가 확산했을 때에도 사람들의 이동은 줄었지만, 상품 소비는 되레 증가하면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델타 감염 확산 때 있었던 반도체 부족 현상이다. UBS수미트러스트웰스매니지먼트의 아오키 다이키 일본 지역 최고 투자 책임자는 “오미크론 변이에서도 물품의 이동 규제나 심사가 강화하면서 물류 정체에 따른 물품 부족이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고조되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조기 종료를 언급하면서, 긴축정책의 가속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현재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은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2% 급증했으며, 11월 유로존 CPI는 4.9% 상승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9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연율 19.5% 상승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7~월 대비 소폭 둔화한 수치지만 피닉스, 탬파, 마이애미 등은 모두 20~30%대 상승률을 보였다. 심지어 연간 가격 상승폭이 가장 적은 시카고, 미니애폴리스, 워싱턴D.C. 등도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 지표는 모두 오미크론 발생으로 인한 영향이 가시화하기 이전이다. 향후 오미크론의 영향에 따라 물가 상승률 추세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소리다. 일각에서는 소비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라는 최악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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