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행사 비용 전가' 롯데쇼핑, 과징금 소송 패소

입력 2021-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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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행사 과정 발생한 지출, 수입 감소 등 모두 판매촉진비"

▲롯데쇼핑 주식회사 (롯데쇼핑)

롯데쇼핑이 판촉행사 비용을 납품 업체에 전가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는 롯데쇼핑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마트는 2017년 1월~2018년 3월 시행한 2403건의 할인행사 중 75건의 행사를 납품 업체와 비용 부담 등에 관해 별도의 서면 약정을 체결하지 않고 진행했다.

공정위는 롯데마트의 행위가 대규모유통업법에서 금지하는 서명 약정 없이 납품업자에 판매촉진비용을 부담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억2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거래상대방인 모든 납품업자에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통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롯데쇼핑은 "해당 할인행사는 대형마트가 납품 업체로부터 상품을 낮은 가격에 직접 매입해 소비자에게 판매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직매입거래에서의 일반적인 가격행사"라며 "납품단가를 인하해 업체의 수입이 감소했다는 이유로 판매촉진비용 부담을 전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거래할 때마다 발주서를 통해 서면 약정했기 때문에 납품업자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했다고 볼 수 없다"며 "납품업자가 서명 날인을 지연한 책임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매촉진비용은 회계학에서 정의하는 '비용'의 개념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며 "할인행사 등의 과정에서 발생한 지출, 감소한 수입은 모두 판매촉진비용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롯데쇼핑이 할인행사 전에 납품업자에게 발주서를 전송했다고 해도 발주서에는 납품 품목·수량·단가만 기재돼 있어 구체적인 행사의 내용을 인식할 수 없다"고 봤다. 발주서를 전송했다는 것만으로 대규모 유통업자의 부당한 판매촉진 비용 부담 강요를 방지하고 사후 분쟁 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판매촉진행사를 하기 이전에 납품업자의 서명을 받아 약정 서면을 제공하는 것은 롯데쇼핑의 책임"이라며 "업자들이 서명을 지연했다는 이유만으로 롯데쇼핑이 과징금 부과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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