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 속 미국채 강세+외국인 선물매수 전환
이주열 총재 남은 총알은 한발뿐 인식도..외국인 움직임+한은 소통 주목
채권시장이 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통안2년~국고20년물 기준). 특히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0bp 넘게 급락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한국은행 빅컷(50bp 급리 인하) 등 각종 시장안정조치가 나온 이후인 지난해 3월말 이후 1년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중기물이 강해 일드커브는 버터플라이를 기록했다.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역전도 2개월10여일만에 정상화됐다.
남아공에서 확인된 코로나19 새 변이종인 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장중 미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수급적으로도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매수로 돌아선 것이 힘을 보탰다. 관심을 모았던 전날 11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생각보다 매파적(통화긴축적)이지 않았다는 인식과 함께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2월 국고채 발행계획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기재부는 12월 경쟁입찰로 5조8000억원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10월 10조5000억원에서 11월 8조원에 이어 크게 감소한 규모다. 더군다나 12월엔 비경쟁인수도 없다. 교환·물가채 발행도 없다. 다만 바이백(국고채 교환)이 없다는 점은 시장 참여자 입장에선 아쉬웠던 대목이다.
26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1년물은 0.2bp 상승한 1.333%를 기록했다. 반면, 통안2년물은 4.2bp 떨어진 1.764%를, 국고3년물은 7.0bp 하락한 1.863%를 보였다.
국고5년물은 11.8bp 급락한 2.050%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3월26일 12.3bp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며, 지난달 8일(2.049%) 이후 한달보름만에 최저치다. 국고10년물도 9.3bp 떨어진 2.255%로 9월30일(2.237%) 이래 가장 낮았다.
국고30년물은 8.0bp 하락한 2.267%를, 국고50년물은 7.9bp 내린 2.266%를 보였다. 이는 각각 15일(각각 2.256%) 이래 최저치다. 국고10년 물가채는 8.6bp 하락한 0.957%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기준금리(1.00%)와 국고채간 금리차를 보면 3년물과는 86.3bp를, 10년물과는 125.5bp를 기록했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2.3bp 좁혀진 39.2bp를 보였다. 30-10년간 금리차는 1.2bp로 9월17일(0.2bp) 이후 처음으로 역전상황을 해소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0.7bp 하락한 129.8bp를 기록했다. 이는 8일(127.2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결제는 28만9476계약을, 거래량은 10만7681계약을 보였다. 원월물의 경우 미결제 296계약, 거래량 13계약을 보였다. 근월물과 원월물을 합산한 미결제 28만9772계약은 지난해 3월27일(28만6601계약) 이후 최저치였다. 합산 회전율은 0.37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금융투자는 3068계약을 순매수해 사흘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1752계약을, 외국인은 654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투신과 은행은 각각 2750계약과 1378계약을 순매도하는 모습이었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95틱 폭등한 124.30을 기록했다. 이 또한 9월29일(124.57)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엔 124.72까지 올라 역시 9월28일 장중 기록한 124.84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저점은 123.58을 보여 장중변동폭은 114틱(원빅14틱)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29일(152틱) 이후 최대치다.
미결제는 13만2536계약을, 거래량은 5만6406계약을 나타냈다. 원월물 미결제는 42계약, 거래량은 5계약이었다. 합산 회전율은 0.43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1485계약을 순매수해 사흘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반면, 투신은 896계약을, 연기금등은 729계약을, 보험은 668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4틱을, 10선은 고평 3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그는 또 “외국인 선물 매도세 외엔 팔자 자체가 끊긴 상황이라 외국인 대응이 관건으로 보인다. 프랍들은 대체로 적극적일수 없는 상황이라 차익실현도 손절도 나오지 않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금통위까지 본후 사자쪽으로 울분의 매수가 폭발했다. 일단 어제 금통위 부담을 해소했다. 이 총재가 생각보다 신중했던 것이 우호적으로 작용했고, 장중 미국채 금리 급락, 외국인 선물매수 전환도 영향을 미쳤다. 어제오늘 오랜만에 매수세가 공격 앞으로 행진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개월 이상 지속된 약세에 대한 되돌림 모멘텀을 찾던 시장은 11월 금통위를 전환점으로 삼은 듯 싶다. 크게 변화된 것은 없지만 최소한 12월은 발행물량이 줄었고, 이 총재에게 남은 탄찬이 한발뿐이라는 생각에 통화정책부담도 덜어냈다”며 “매수쪽 반격이 어디서 막힐지 지켜보는 장이 될 듯 싶다. 어제 이 총재가 소통을 강조했으니 어느 정도 수준에서 매를 들지도 봐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