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불안한데…경기회복 찬물‧자영업자 반발에 비상계획 딜레마

입력 2021-11-2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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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급증에 위·중증환자 600명 돌파…'고령층 돌파감염' 기인 판단, 방역패스 확대 가닥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나와 환자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해당 환자는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사전환자분류소'에서 음압격리실 치료 진단을 받았으나, 서울성모병원 음압격리실이 가득 찼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이날 14시 기준으로 20개 중 17개가 차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가파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정부가 방역조치 강화 검토에 착수했다. 관건은 사회적 거리두기 3·4단계 수준 방역조치가 수반되는 ‘비상계획’ 발동 여부다. 일일 확진환자와 위중·중증환자 수,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 등 주요 방역지표는 이미 비상계획 발동 조건에 다다르고 있지만, 정부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반발과 경기 위축 우려, 방역조치 완화 후 재강화 시 수용도 저하 등을 이유로 비상계획 발동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93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위험수위다. 수도권에서만 30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강원·제주권을 제외한 전역에서 세 자릿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와 위·중증환자는 각각 39명, 26명 늘었다. 재원 중 위·중증환자는 600명을 넘어섰다.

병상여력은 날이 갈수록 바닥에 가까워지는 상황이다. 위중·중증환자 급증에 24일 오후 5시 기준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전국 71.5%, 수도권에선 83.9%를 기록 중이다. 준중환자병상은 추가 확보에도 불구하고 69.0%가 차 있다. 수도권 가동률은 83.3%에 달한다. 감염병 전담병상(67.4%)과 생활치료센터(60.3%) 가동률도 60%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도 비상계획 발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 비상계획 발동 시 수반되는 주요 정책수단은 방역패스 확대, 사적모임 제한 강화, 행사규모·시간 제한, 취약시설 보호, 병상 긴급확보 등이다. 이 중 취약시설 보호와 병상 긴급확보는 정부가 이미 시행 중이다. 따라서 비상계획이 발동되면 유전자증폭검사(PRC) 음성 확인자와 예방접종 완료자에 한해 시설 이용을 허용하는 방역패스 도입 시설이 확대되고, 사적모임 허용인원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단,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중수본 백브리핑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하는 중”이라면서도 “위험도 평가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적모임 증가와 최근 확산세 간 개연성 확인이 먼저라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위·중증환자 증가 등이 기본접종 5개월 이상 경과한 고령층의 돌파감염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손 반장은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조치는 추가접종 신속 완료”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재 확산세 지속 시 방역조치 강화는 비상계획 수립보다는 일부 방역조치 적용대상 조정·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서 제안된 방역패스 유효기간(4개월) 설정, 방역패스 적용시설 확대(식당·카페 등 추가)가 가능한 수단이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 및 적용시설 확대로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제한되는 인구는 성인(18세 이상)의 8.9%에 불과해 반발이 상대적으로 작고, 예방접종·추가접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적모임 제한 강화가 수반되는 전면적 비상계획 발동에 대해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반발이 크고, 정부 내에서도 일부 경제부처의 반대가 있다. 특히 최근 확산세가 백신 미접종군과 고령층에 집중돼 있고,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전인 9월부터 전국 이동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점을 고려할 때 비상계획 발동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기본접종 완료자 대비 추가접종률은 5.6%로 집계됐다. 80세 이상이 30.9%로 가장 높고, 70대(13.5%)가 뒤를 이었다. 얀센 백신 접종자가 몰린 30대는 추가접종률이 기본접종 완료자의 7.9%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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