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샵’ 달러트리, 인플레 압박에 ‘1.25달러샵’ 된다

입력 2021-11-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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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이래 35년간 고수한 정책 변경
내달까지 2000개 매장 판매가격 1.25달러로 전격 인상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의 달러트리 매장에 ‘1달러’가 쓰여있는 회사 로고가 보인다. 잭슨/AP뉴시스
미국 소매업체 달러트리가 인플레이션 압박에 ‘1달러 샵’이라는 회사 정체성을 뒤로하고 전격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달러트리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달까지 2000개 이상 매장에서 대부분 제품 가격을 1.25달러(약 1480원)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치가 ‘단기적 또는 일시적’인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영구적인 인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사는 다음 달까지 2000개 매장에서 가격 인상을 시작해 내년 1분기까지 1만5000개 전체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달러트리는 지난 1986년 창업 이후 35년간 ‘1달러 정책’을 고수해왔다. 특히 지난 2019년 행동주의 투자자가 지분을 인수한 후 이익 증대를 위해 제품 판매가를 높이라는 압박을 받았으나 줄곧 1달러 정책을 유지했다.

하지만 공급망의 혼란,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회사의 정체성이 된 ‘1달러 정책’을 더는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게 됐다. 실제로 이날 달러트리는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임금인상과 운임·유통 비용 상승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1달러 판매 정책’이 달러트리 운영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위틴스티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이 1달러라는 제약에서 벗어날 적절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달러트리는 지난 9월부터 약 200개 매장에서 일부 제품의 가격을 1.25~1.5달러 선으로 올리며 가격 인상을 테스트했다. 이와 함께 3~5달러 선의 제품도 추가했다. 그 결과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오자 전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달러트리는 월가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다.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96센트로 시장 전망치(95센트)를 소폭 웃돌았다. 매출은 64억2000만 달러로 전문가 전망치를 0.12% 밑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61억8000만 달러)보다는 개선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양호한 실적과 판매가격 인상 소식에 달러트리 주가는 9.17% 폭등한 144.7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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