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급망 허브’ 아시아 기지개 조짐

입력 2021-11-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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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베트남 등 코로나 확산 둔화세
공장 재개, 항만 수용 제한 완화에 운임 하락
병목 현상 일부 해소했지만, 코로나 재확산 우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공장에서 지난달 23일 한 직원이 공장 가동 현황을 살피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신화뉴시스
아시아 지역 생산이 회복되면서 병목 현상이 완화할 조짐을 보인다. 세계 공급망 허브인 아시아의 기지개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시아에선 최근 몇 주에 걸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혔던 공장이 생산을 재개하고 에너지 대란과 항만 수용 제한 등 각종 문제가 완화했다.

미국 주요 소매기업들은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아시아로부터 필요한 상품 대부분을 수입했고 이에 따라 해상 운임도 고점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주요 반도체 생산 허브의 가동 중단이 해제되면서 관련 병목 현상이 완화하는 추세다. 말레이시아는 8월 말 코로나19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만 명을 기록해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6000명대로 떨어졌고 베트남 역시 9월 초 1만3000명에서 현재 4000명대로 낮아졌다.

동남아는 애플이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코로나19로 60억 달러(약 7조1190억 원) 상당의 잠재적 매출을 손해 봤다고 밝히면서 그 원인으로 직접 지목할 정도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은 여름철 동남아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망이 손상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씩 개선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아시아 공급망 회복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WSJ는 설명한다. 아시아 생산 허브에 쏠린 압박만 해소돼도 공급이 수요를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고, 그러면 해상 운임과 같은 물류비용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 공급망이 나아지자 미국 양대 항구 하역 정체 상황도 최근 개선되기 시작했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해상교환국에 따르면 19일 미국 내 아시아 수입품의 가장 큰 관문인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항구에 정박한 컨테이너선은 71척으로 3일 전 고점인 86척에서 감소했다. 관계자들은 쇼핑시즌이 끝나는 내년 초엔 정체 문제가 더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달 중순 태평양 횡단 컨테이너선 운임은 12일 기준 일주일 동안 전주 대비 25% 이상 떨어졌는데, 이는 2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다만 유럽과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세계 2위 경제국 중국에선 인민은행의 류스진 금융정책위원이 이날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급등을 이유로 ‘준(準)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나티시스의 찐 응우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제조업 생산과 글로벌 공급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큰 변화”라면서도 “다만 해당 국가들은 노동력 부족과 같은 다른 문제들과 계속 씨름 중으로, 공급망 충격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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