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M2증가율 1년1개월만 최고, 당국규제·금리인상 전 막차탄 영끌

입력 2021-1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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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 기저효과에 12년9개월만 최고 vs M1 1년4개월만 20% 하회 ‘디커플링 지속’
돈맥경화 풀리나, 통화승수 2개월연속 증가

(연합뉴스)

가계(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이 1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의 대출규제정책과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기 이전에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막차에 올라탄 때문이다.

M2와 협의통화(M1) 증감률간 디커플링도 계속됐다. M2는 12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M1은 7개월째 줄며 1년4개월만에 20%대를 밑돌았다. 통화승수는 2개월연속 증가했다. 돈이 돌지 않는 소위 돈맥경화 현상이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9월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M2는 전년동월대비 12.8%(398조원) 급증한 351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평잔 원계열 기준). 이는 2008년 12월(13.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M1은 19.6%(218조원) 증가한 1328조4000억원을 보였다. 작년 5월(19.3%) 이래 가장 적게 증가한 것이며, 올 2월 26.0% 이후 증가폭 둔화를 지속한 것이다.

(한국은행)
M2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을 합한 M1에다,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상품, 2년미만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금전신탁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성자산으로 불린다.

M2 증가율을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는 7.9%(124조1000억원) 증가한 1698조7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8월 8.0% 증가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기타부문도 17.7%(30조3000억원) 늘어난 202조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2017년 7월(19.7%) 이후 4년2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기타부문은 7월 15.9% 증가한 이래 석달연속 10%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은 17.2%(152조5000억원) 증가한 104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2월(10.1%) 이후 1년8개월째 두자릿수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2월엔 20.3%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정진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지난해 9월 낮았던 기저효과로 M2 증가세가 컸던게 아닌가 싶다. 전월대비로는 공모주 청약자금이 일부 회수되면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과도하게 증가했던 것이 원상태로 돌아왔다”며 “M1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10월부터 가계 대출억제책이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계속되는 분위기인 만큼 현 수준에서 조금 둔화하는 정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가계부문은 금리인상도 그렇고 규제로 대출이 차단되기 전에 (대출을) 최대로 받으려는 경향이 컸던 것 같다. 즉, 대출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에 주택담보대출 등을 선집행한 영향”이라며 “기타부문은 재난지원금 자금이 지방정부로 유입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근 공개된 지난달 12일 개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서영경 추정 금통위원은 “가계와 기업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M2 증가율이 12%대 중반으로 높아지는 등 시중 유동성의 확장국면이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25bp 금리인상을 주장했었다.

또다른 위원은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외생적 충격에 민간신용이 늘면서 M2가 증가했다. 올해는 경기회복에 따라 늘어난 기업이익과 가계소득이 금융기관으로 환류되는 과정에서 M2가 증가하는 흐름”이라고 평가하면서 “포괄범위가 넓은 Lf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동성 자체가 팽창하기보다는 시중에 풀린 자금 흐름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같은 점들을 감안할 때 M2 증가율 상승을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M1과 M2간 디커플링에 대해 한은 집행부는 “지난해 기업대출 급증과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의 예비자금 보유 증가로 지급준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시입출식 예금이 크게 늘고 그에 따라 지준예치금도 증가하면서 M1과 본원통화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한 바 있다. 올해는 수시입출식예금 증가세가 둔화되고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금융기관유동성(Lf)은 10.6% 늘어 2008년 11월(11.4%) 이후 12년10개월만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광의유동성(L, 말잔 원계열 기준)은 9.6% 늘어 전월(10.3%)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전월대비로 보면 M1은 1.1%(14조5000억원) 증가한 1328조2000억원을, M2는 0.5%(17조4000억원) 확대된 351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평잔 계절조정 기준). 본원통화는 0.1%(2000억원) 늘어난 242조6000억원을 보였다.

이에 따라, 본원통화 대비 M2 증감율로 계산한 통화승수는 14.48배를 기록했다. 7월 14.18배 이후 두달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올 3월엔 14.17배까지 떨어져 2001년 12월 통계집계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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