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선진국과의 경제성장률 격차 1.2%포인트 불과
기업 실적 전망도 좋지 않아
‘공동부유’ 표방 중국발 우려도 악영향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흥국 증시 벤치마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는 지난달 3주에 걸쳐 상승 랠리를 펼치며 기대감을 줬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 격차는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올 들어 지금까지 뉴욕증시 S&P500지수는 25% 상승했지만, MSCI신흥국지수는 2%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S&P500지수 대비 MSCI신흥국지수 비율은 2001년 12월 이후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마켓의 대니얼 제라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식은 펀더멘털에 있어 더 나은 스토리를 갖고 있어서 신흥시장 주식보다 더 많은 자금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긴축으로 돌아선 주요국 중앙은행 움직임에 적응하고 있지만, 신흥시장은 큰 추진력을 얻지 못해 지지부진한 것이 문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반면 신흥국은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 모든 면에서 선진국에 뒤처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발생 전 6년간 신흥국 경제는 선진국 경제보다 평균 2.4%포인트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올해 들어 그 격차는 1.2%포인트로 좁혀졌다.
특히 연준이 테이퍼링 개시를 공식화하면서 미국에서 이전보다 많은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투자자들은 이보다 신흥국의 성장이 위축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으며 실적 전망도 어둡게 보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신흥국 주식은 미국보다 40% 저렴하지만,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투자자들이 선뜻 매입하려 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의 패트릭 쇼위츠 애널리스트는 “기업 실적 영향은 선진시장보다 신흥시장에서 훨씬 더 약하게 전달됐다”며 “이에 우리는 신흥시장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선진국 시장 전반에 걸쳐서는 ‘비중확대’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우려도 신흥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신흥시장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부채 축소와 규제 강화로 중국 경제성장이 벽에 부딪히면서 신흥시장 전반이 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를 표방하며 과거 공산주의 원칙으로 회귀하는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