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전 청약통장 던지자”… 달아오른 연말 청약시장

입력 2021-11-0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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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신도시 등 수도권 아파트 두세 자릿수 경쟁률
'미분양 속앓이' 대구에서도 1순위 마감 단지 나와
중대형 오피스텔도 인기몰이…"청약수요 더 늘 것"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아파트와 오피스텔 청약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잔금 대출 등이 힘들어지는 내년 전에 청약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청약시장에 그야말로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되면 주택 매매를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렵다"며 "이에 무주택자는 대출 규제 시행 전에 나오는 신규 단지 청약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출규제 앞두고…파주ㆍ동두천 등 수도권 청약 열기↑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2일 경기 파주시 다율동에서 분양한 '운정신도시 푸르지오 파르세나'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최고 27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D㎡형에는 86가구 모집에 1순위 해당지역 기준 1867명이 청약통장을 던졌다. 전용 84㎡형 다른 유형도 모두 세 자릿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지난 7월 운정신도시에서 분양한 '제일풍경채 2차 그랑베뉴'는 전용 84㎡형 기준 최고 경쟁률은 96대 1에 달했다. 당시 전용 84A㎡형 67가구 모집에 646명(1순위 해당지역 기준)이 청약통장을 던진 것과 비교하면 이번 운정신도시 푸르지오 파르세나에 약 세 배가량 청약자가 더 몰린 셈이다.

수도권 최외곽 지역으로 분류되는 경기 동두천시에도 청약자가 몰렸다. 2일 동두천시 생연동에 들어서는 '동두천 중앙역 엘크루 더퍼스트' 1순위 청약에는 28가구 모집에 총 110명이 접수했다. 최고 경쟁률 6.13대 1로 마감됐다. 지행동 D공인중개 관계자는 “이 단지는 동두천 안에서도 구도심이고 168가구 규모로 작은 단지라 인기가 없을 줄 알았다”며 “청약자가 몰린 걸 보면 실수요자들이 찬밥 더운밥 안 가리고 분양을 받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출 규제 발표 직후에는 미분양이 속출했던 대구에서도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왔다. 지난달 27일 대구 수성구 시지동에서 분양한 '시지 센트레빌'은 1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같은 달 21일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수성 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은 한 평형을 제외하고 모두 미달됐다. 일주일 만에 대출 규제 시행으로 청약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청약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들은 아예 대출 규제가 없는 오피스텔 청약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아파트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중대형 '아파텔'(주거형 오피스텔)에 청약자가 쏠리고 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까다로운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최대 70%까지 기능하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들어서는 '신길AK푸르지오' 오피스텔은 전용 78㎡형이 96실 모집에 12만5919명의 청약자를 끌어모았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1312대 1에 달했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최고 9억8710만 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경기 과천시 별양동에 짓는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역시 12만 명이 청약 접수에 나서 13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내년부터 잔금대출도 규제…“청약 수요 고공행진 이어질 것”

내년부터 시행될 대출 규제가 연말 청약 광풍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내년부터 DSR 규제를 시행해 주택 매수를 위한 대출 한도를 대폭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청약 아파트 중도금 대출은 DSR 규제에서 제외했다. 잔금 대출 역시 올해 말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단지는 DSR 계산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DSR은 개인이 받은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내년부터 총대출 2억 원을 초과하면 부동산 규제지역 여부와 상관없이 DSR 40%를 적용받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겹쳐 무주택자의 주택 매수는 더 어려워진 만큼 청약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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